▶ [남궁설민 남과여] SBS ‘아름다운 날들’ 이정현
영화 <꽃잎>의 소녀는 훌쩍 자라나 이제 처녀가 되었지만 그녀는 여전히 ‘앙팡 테러블’이다. 무섭도록 당차고 되바라지고 도전적인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모진 추위 속에서도 살아남은 도시의 들고양이처럼 앙칼진 생명력과 반항의 표정을 가진 그녀는 착해빠지기만한 최지우와는 아주 대조적이다. 밑바닥을 기는 삶에도 조금도 기가 죽지 않고 잡초처럼 솟아오르는 ‘세나’ 역에 이정현보다 더 어울릴 얼굴은 생각나지 않는다.
가냘프고 작은 몸매 어디에서 저런 강인함이 나올까 싶을 만큼 앳되고 여린 외모지만 오기와 열정이 뿜어져 나오는 그녀는 드라마 속의 마그마 같다. 가수로 성공하기 위해 악착을 떠는 그녀는 <여인천하>의 ‘정난정’(강수연 분)처럼 다분히 악마성을 띨 수밖에 없는데, 조숙함과 앳됨이 교차해 묘한 매력을 풍기는 악마성이라고나 할까.
사실 이정현의 얼굴은 평범하다. 그런데 그 얼굴을 특별하게 만드는 연출력이 그녀에게는 있다. 하얗고 순진한 소녀의 얼굴이 되는가 하면 불량스럽고 뒤틀린 거리의 인생이 될 수도 있고 광기에 사로잡힌 신들린 얼굴이 되기도 한다. 마음만 먹는다면 유혹적인 암코양이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건 해말간 눈빛도, 레이저 광선처럼 강렬한 눈빛도 가능케 하는 끼가 그녀 속에 풍부하게 내재되어 있기 때문이다. 연기자가 아닌 가수로서의 그녀도 이미 앨범마다 전혀 다르게 변신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그녀가 무섭도록 깜찍하고 대담한 여자임을 증명하지 않았는가 말이다.
그녀의 얼굴이 희든, 이마가 넓든 그건 별로 중요하지 않다. 그녀는 그 마스크를 흰 캔버스처럼 자유자재로 변화시키기 때문이다. 그 당돌한 자유로움은 흉내내기가 쉽지 않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공처럼 그녀가 다음에 보여줄 모습이 어떤 것인지는 알 수 없다. 그녀는 뻔한 얼굴과 뻔한 연기를 거부하는 문제아적 스타라고 해야 할 것 같다.
/ 파티마의원장 성형미학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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