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캐나다 대학, 미국 학생 모집 활발.. 유학생 숫자 3년만에 74%나 증가
아너 클래스에 A 학점만 가득한 성적표로 대학이라면 골라서 갈 입장이지만 매리 스와지코프스키(18)는 센터빌고등학교 친구들과 또 다시 버지니아 주립대학에 같이 다니고 싶지는 않았다. 그렇다고 값비싼 사립학교에 가고 싶지도 않았다.
그래서 좁혀진 선택권내에 든 것이 텍사스의 주립대학들과 캐나다였는데 뭔가 남다르고 싶은 스와지코프스키는 지금 몬트리올에 있는 맥길대학에 가려 하고 있다. 거의 외국에 유학가는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이제까지 수십년동안 캐나다 학생들이 남쪽 국경을 넘어 미국 대학 학위를 받으러 몰려왔었지만 이제는 캐나다 대학들의 3년에 걸친 마케팅 결과, 적지만 증가하는 미국 학생들이 캐나다로 모이기 시작했다. 1997년부터 2000년까지 29개 대학의 미국인 학생 숫자는 2246명에서 3906명으로 74%가 증가했다고 캐나다대사관은 집계하고 있다.
국내 입시 경쟁이 자꾸 치열해지면서 한 세대 전만 해도 미국에서 전혀 알아주지 않던 맥길, 유니버시티 오브 토론토, 퀸즈 유니버시티 같은 학교를 진지하게 고려하는 미국 우등생들이 늘고 있다. 캐나다의 대학들은 공부도 많이 시키고 어렵다고 알려져 있지만 들어가기는 놀라울 정도로 쉽다. 그저 에세이 몇 편만 쓰면 되지 수상실적이나 과외활동 경력을 몇장씩 써낼 필요가 없다.
그중에서도 특히 매력적인 것이 바로 거의 모든 대학이 공공보조를 받기 때문에 미국 학생의 숙식비를 제외한 수업료는 연간 4000~6000 달러에 불과, 미국 사립대학의 경우 평균 1만6332달러와 크게 대조된다는 점이다.
그러나 캐나다 대학들이 국경을 넘어와서까지 학생을 모집해 가는 것은 커다란 문화적 변화의 결과다. 고등교육은 철저히 각 지방의 일로 A급 대학에도 거의 그 지역 학생들만 모이는 캐나다의 우선순위가 바뀌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미국에서 학부 및 대학원에 다니는 캐나다 학생 숫자가 10년전에는 1만7870명이었으나 작년에는 2만3544명으로 늘자 일부 공직자들이 공공연히 ‘두뇌유출’을 염려하고 나섰으며 1990년대 중반 예산 삭감으로 캐나다 대학들도 수입원을 다각화할 필요가 생긴데다 학비 인상 규제가 완화되면서 외국학생들을 끌어들일 패키지 마련이 가능해진 것이다.
온타리오에 있는 유니버시티 오브 겔프의 경우 미국 학생 5만명에게 유머러스한 브로슈어를 보내 언론 매체의 관심을 끌었으며 디트로이트에서 불과 수분 거리에 있는 온타리오의 유니버시티 오브 윈저의 경우 1만2000 캐나다 달러이던 미국 학생들의 수업료를 3800 캐나다 달러로 깎아 2~3년전만 해도 하나도 없던 미국학생이 올가을에는 65명이나 등록할 예정이다.
한편 맥길대학은 1997년에 유니버시티 오브 토론토, 온타리오주 킹스턴의 퀸즈 유니버시티 및 밴쿠버의 유니버시티 오브 브리티시 콜럼비아와 제휴, ‘캐나다의 아이비’를 자처하는 마케팅 캠페인을 시작했고 이후 미국 고등학교와 칼리지 페어에 모집자를 보내 존재를 알린 결과 맥길에 등록한 미국 학생은 1996년 이래 40%가 늘어난 1400명이 됐다.
그래도 미국 대학들은 캐나다 대학에 소수의 학생들을 뺏기는 일에 눈도 깜짝하지 않는다. “국내 경쟁으로도 이미 충분하다”고 미국교육협의회의 팀 매다나우는 말한다.
최근 워싱턴 지역 학생들을 대상으로 캐나다 대사관에서 열린 맥길대학의 홍보 모임에서 학생들은 몬트리올의 유럽풍 도시분위기와 국외 유학이라는데 특히 열광했다. 참석자인 마이클 해킷(17)은 “프랑스어만 쓰는 곳에 가서 프랑스어를 배우고 싶었는데다 요즘은 환율도 아주 좋다”고 만족해했다. 현재 캐나다 달러의 대미 환률은 달러당 65센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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