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0대 고령들 파도타기 열정 화제, 94세 노인도...PBS 다큐멘터리 제작
서핑, 즉 파도타기를 해변에서 직접 눈으로 본 사람은 해안지역 주민을 제외하고는 미국인 가운데 별로 많지 않다. 게다가 이 스포츠를 실제로 해본 사람은 그야말로 극소수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서핑의 이미지는 TV를 비롯, 영화, 각종 광고등 우리들의 생활환경 곳곳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서핑은 지난 1907년 하와이에서 캘리포니아로 전해지면서 미국 본토에 처음으로 소개됐다.
하지만 서핑은 1950년대에 접어들어 젊은이들 사이에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청교도, 카우보이와 함께 미국의 대표적인 상징으로 자리잡았다.
제 2차 세계대전을 살아남은 세대에 의해 키워진 베이비붐 세대들이 확산시킨 서핑은 역사의 중압감에서 벗어나 여유있는 삶을 영위하고자 했던 당시 젊은이들의 가장 강렬한 의사표현이기도 했다.
세월과 함께 여지없이 찾아오는 또 하나의 인생의 장, 즉 은퇴를 맞으면서 영화제작자 데이빗 브라운(53)과 사회봉사자 로이 언스트(47)는 최근 공영방송 PBS를 위해 ‘파도타기 인생 ‘(Surfing for Life)이라는 제목의 기록영화를 제작했다.
이 작품은 열 명의 장년 및 노년층 파도타기광들의 인생경로를 더듬고 있다.
’파도타기 인생’은 작품에 담겨 있는 독특한 소재뿐만 아니라 등장인물의 면면도 매우 흥미진진하다.
고령에도 불구하고 터프한 느낌을 주는 카리스마가 강한 89세의 우디 브라운은 월스트리트 스탁브로커의 아들로 지금도 높은 파도가 밀려오면 서프보드를 들고 해변으로 향한다. 서핑세계에서는 명사로 통하는 80세의 래빗 케카이는 ‘와이키키 비치보이스’의 오리지널 멤버로 1930년대 호놀룰루 관광객들을 매료시켰었다. 이들과 함께 출연하는 존 볼은 현재 파도타기를 하는 미국인 가운데 최고령으로 나이가 무려 94세다.
하지만 80대 노인들이 포말을 일으키며 검푸른 파도를 타는 장면은 베이비붐 세대는 물론 연령층을 초월하고 모든 사람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고 있다.
일어서는 파도의 정점에 곧추서서 미끌어지듯 움직이는 동작을 연기하는 것은 높은 점수를 따기 위한 것도 상대방을 누르고 승리하기 위한 것도 자신의 성취를 과시하기 위한 것도 아니다. 그저 서핑이라는 바다스포츠에 몰두해 파도를 타면서 스피드를 즐기고 하늘과 물을 만끽하는 것이다.
현대인들은 비생산적인 여흥에 별로 가치를 부여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74세의 할머니 이브 플레처가 캘리포니아주 샌오노프레인근 해안에서 우아하게 파도를 타는 모습과 다시 해변으로 돌아와 희열에 젖는 장면은 서핑이 미국의 대중문화에서 갖는 위상을 재차 인식하게 한다.
서핑이 대중문화속에서 그 자리를 굳게 지키고 있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순수와 기쁨을 추구하는 이미지 때문이다.
노인 서퍼들을 언뜻 주착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들의 눈빛에는 파도타기의 동심같은 희열이 반듯이 젊은이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강한 메시지가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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