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지니아주 페어팩스 카운티의 메이시즈 백화점 주니어부에서 샤핑하는 사람들은 선택할 것이 많다. 꽃무늬 드레스나 반짝이가 박힌 티셔츠, 디자이너 진은 물론 마운틴 듀와 초컬릿 캔디, 아이스크림 바도 가득하다.

백화점 의류부에 웬 아이스크림이냐고? 한손은 셀폰, 다른 손에는 콜라 깡통을 들고 샤핑하는 10대 소녀 옆에는 계속 M&M을 집어 먹는 다른 아이가 보라색 프롬 드레스를 이리저리 살펴보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진열된 새 옷에 끈적끈적한 것이나 묻혀놓을 것 같은 초컬릿이나 아이스크림은 소매상들이 질겁을 하고 금지시키는 것이었지만 요즘은 사정이 다르다. 10~24세 샤핑객들이 연간 소비하는 2억5000만달러를 놓고 겨루다보니 상점마다 10대 손님을 어떻게 해서든 매장 안으로 끌어들여 계속 붙들어둘 방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으며 백화점 또한 같은 몰 안의 청소년들이 즐겨 찾는 ‘갭’ ‘애버크롬비 & 피치’ ‘어번 아웃피터스’ ‘퍼시픽 선웨어’ 같은 매장들과 경쟁하고 있는 것이다.

페어팩스 메이시즈의 경우 주니어 소녀매장은 우선 외관부터 백화점 같지가 않다. 가짜 창고 천장 및 조명을 해 달고 연보라, 보라, 흰색으로 장식을 했으며 천장에는 요즘 아이들의 대화에 많이 등장하는 ‘U Here....Look Cool....Boyfriends....Call Mom...Love Who’ 같은 말들이 쓰인 타원형 장식이 매달려 있다.

뿐만 아니라 소다나 캔디류는 물론 페이스 힐, LL 쿨 J, 크리스티나 아길레라의 노래 CD를 파는 자판기도 있다. 자판기는 바로 드레싱 룸 옆에 있어서 같이 온 가족이나 친구, 보이프렌드가 기다리는 동안 이용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요즘은 누구나 청소년들이 모여들만한 분위기로 매장을 꾸미느라 야단들"이라고 메이백화점회사 사장 프랭크 구제타는 말한다. "10대 아이들은 몰에서 시간을 보냅니다. 그 애들이 일단 몰에 들어오면 자기 가게에서 오래 머물도록 하려는 것이지요. 과거엔 10대들을 쫓아내기 바빴는데 말입니다"

소비자 행태를 조사하는 틴에이지 리서치 언리미티드에 따르면 1992년 이래 미국의 10대 인구는 증가일로다. 베이비부머 세대의 자녀들인 이들이 나이를 먹으면서 현재 12~19세 미국인구는 3160만명에 달한다.

성인 소비자들은 나이를 먹으면 샤핑 횟수도 뜸해지고 옷에도 돈을 덜 들이지만 10대들은 유행 따라 계절 따라 더 빨리, 더 자주 옷을 산다. 틴에이지 리서치 언리미티드에 따르면 10대들은 주 평균 84달러를 쓰는데 10대 지출의 35%를 차지하는 것이 바로 옷값이다.

그래서 어떤 소매점은 디제이를 동원하여 오락까지 제공하고 어떤 가게는 10대들이 좋아하는 영화를 보여주기도 한다. 10대 손님을 끌기 위해 디자이너를 초청한 이벤트를 만드는 소매점도 있는데 이는 이제까지 더 나이든 손님들을 끌기 위해 백화점들이 오랫동안 해온 방식이다.

10대들을 위한 전문점들이 우글우글한 몰에서 경쟁을 하자니 요즘 백화점들도 주니어부에 옷 뿐만 아니라 악세사리, 화장품, 선물용품까지 다양한 물건들을 갖춰놓고 있다. 그래도 백화점은 유리한 것이 타미 힐피거같은, 10대들에 인기있는 디자이너 브랜드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페어팩스 몰을 보면 입구부터 메이시즈 백화점 주니어부까지 타미 힐히거와 함께 ‘게스’’DKNY’’XOXO’ 같은 회사 이름들이 드러나 보이게 전시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