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옥선희 숨은비디오]
▶ 최고 연기파 메릴스트립.제레미 아이언스 젊은시절
문학과 영화의 만남은 만족스러운 것보다 삐그덕거리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다. 소설을 읽으며 키워온 이미지와 인물이 구체적으로 드러나는데 따르는 불만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방대한 문학 작품을 두 시간내에 압축하는 데 따르는 무리도 예견된 그늘이고.
’콜렉터’ 로 유명한 영국 작가 존 파울즈의 소설 ‘프랑스 중위의 여자(The French Lieutenant’s Woman)’ 는 빅토리아 후반의 영국 남서쪽 해안가 라임에서 엑시터, 런던까지를 배경으로 하여, 프랑스군 중위를 사랑했다는 이유로 따돌림 당해온 여인과 약혼녀가 있는 고생물학자의 격정적인 사랑을 그리고 있다.
그러나 소설의 진가는 성생활에서 화장실 문화까지 당대의 풍속을 꼼꼼하게 묘사하면서 빈부격차, 남성과 여성의 사회적 지위, 창조론과 진화론의 대립 등의 시대적 쟁점을 드러낸 데에 있다.
여기에 작가가 내레이터로 개입하여 해방과 진보의 시대였던 19세기를 과학문명 시대인 20세기와 비교하여 역사적 시대구분을 넘어선 인간의 본성을 다루었다는 점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 소설에 도전한 영화감독으로는 프레드 진네만, 리차드 레스터, 마이크 니콜즈가 있다.
마침내 영화화에 성공한 이는 영국 프리시네마운동의 한 축을 담당했던 체코 태생 감독 카렐 라이츠로, 1981년에 ‘어느 프랑스 대위의 연인(한글 비디오 제목은 ‘중위’가 ‘대위’로 바뀌었다)’ (15세, 폭스)을 내놓는다.
라이츠는 해롤드 핀터의 각색에 힘입어 우수와 격정에 휩싸인 빅토리아 시대의 사랑과, 이를 연기하는 현대의 두 주연 배우의 냉정하고 이기적인 불륜을 병행한다.
두 시대를 꼼꼼하게 재현한 의상과 무대장치, 자연풍광 속에도 감정을 담을 줄 아는 카메라, 마음을 휩쓸고 지나가는 음악 등이 영화 성공에 큰 몫을 하고 있다.
그러나 가장 칭찬 받아야 할 이는 두 시대를 넘나들며 빼어난 연기 앙상블로 사랑의 속성을 드러내준 메릴 스트립과 제레미 아이언스일 것이다.
최고의 연기파 배우로 평가받는 이들의 젊은 시절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아깝지 않은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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