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78년을 살면서 5자녀를 키우고 게다가 2차대전시 미군 위생병으로 근무까지 했던 헨리 클라우스(78, 글래스 밸리 거주)가 지난 14일 새크라멘토에서 78년만에 겨우(?) 시민권을 받았다. 그는 이날 약 250여명이 시민권 선서를 하는 자리에서 특별히 그레이 데이비스의 축하 메시지를 받았다.
국적 없이 살아 온 그의 사연은 다음과 같다. 독일에 살던 그의 부모는 생후 3개월된 그를 포함한 5자녀를 데리고 1922년 뉴욕으로 이민했다. 이민국에서는 부모의 입국서류만 챙겼다. 그의 부모는 1930년대와 1940년대에 각각 미국시민권을 받으면서 자녀들도 당연히 시민이 된다고 여겼는지 아무런 수속을 하지 않았다.
펜실베니아주와 플로리다주에서 대부분을 살면서 그는 한번도 자신이 시민권자인 것을 의심해 본 적이 없었다. 청년기에는 미군으로 징집되어 2차 대전에 참전했고 그 후 이어진 결혼, 자녀 출생, 취업 과정에서도 그는 언제나 당당한 미국시민이었다.
그의 무국적이 문제가 된 것은 2년전. 캘리포니아로 4년전 이주해서 살기 시작한 그가 아내인 마리의 메디칼 보조를 신청하자 주보건국에서는 ‘시민권자라는 증명서를 제출하라’고 한 것이다. 그러고 보니 그에게는 시민권 증서란 게 아예 없었다. 그뿐 아니라 이민국을 다 뒤져도 그의 합법적 이민기록도 찾을 수 없었다. 한순간에 그는 불법체류자로 변신했다.
어이가 없었지만 할 수 없이 그는 아들을 독일로 보내 출생 증명서를 떼고 처음부터 다시 수속을 시작했다. 다행히 전쟁에 참여한 미군에게는 합법이민 여부에 관계없이 시민권을 수여했던 미국의 특별법이 그의 시민권 회복 작업을 훨씬 빠르게 해줬다. 아직도 당시 입대 기록에는 그는 분명히 시민권자로 남아 있다.
▲이민 온지 78년만에 시민권을 받게 된 헨리 클라우스와 부인 마리가 14일 새크라멘토에서 열린 시민권 선서식이 끝난 후 안도의 포옹을 하고 있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