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나리오 작가라는 지성적인 분위기에 결 고운 여성스러움이 접목된 강여경이라는 인물을 송윤아는 깔끔하게 그려낸다.
영화의 순수함에 어울리는 담담하고 소박한 톤으로 자신의 아름다움을 드러내는 그녀는 결코 화려한 실크나 거친 마가 아니라 잔잔한 무늬의 면 원피스처럼 보인다.
가난해서 남의 글을 대신 써주거나 자잘한 시나리오를 쓰고 있지만 자신의 작품집을 낼 것을 꿈꾸는 작가로서의 그녀는 시종 차분하고 단단하다.
순진하고 어리숙하기까지 하다. 사랑하는 남자에게 내색조차 못하고 혼자 열병을 앓기만하는 것이다.
그런 아픔까지도 곱게 그려내는 보드라움이 그녀에겐 있다. 화장기가 별로 없는 깨끗한 얼굴이 어디 한 곳도 풀어진데 없이 단정한 느낌을 주는 송윤아와 좀 헤벌레 하게 생긴 박중훈의 조화가 재미있어 보인다. 한조각의 레몬과 오뎅처럼 그녀는 샹큼한 향기를 뿌리고 박중훈은 삶이 씹히는 연기를 한다.
송윤아의 얼굴에는 늘 긴장미 같은 것이 있다. 약간 끝이 올라간 눈매와 가장자리를 잡아당겨 곧잘 팽팽하게 만드는 입매에서 우선 그런 것이 느껴진다.
때문에 이 영화에서처럼 맑고 순수한 역할과는 반대되는 요염한 요부의 역할도 그녀에겐 가능하다. 눈꼬리를 길게 끌며 애교스런 웃음을 흘리는 송윤아의 모습이 그녀의 배우적인 면이라면 이 영화의 강여경은 그녀의 자연인으로서의 모습에 가깝다.
별스러운 치장없이 담담하게 자신을 표현하는 그녀의 아름다움은 자극적인 매력과는 거리가 멀다. 개울가에서 반딧불을 황홀하게 바라보는 표정과 손의 움직임이 가장 아름다웠던 것도 작위적인 것을 배제한 자연미를 잘 살렸기 때문이다.
갸름한 윤곽과 오똑한 콧날 등 이목구비가 도시적이고 자칫 매끄러운 느낌을 줄 수 있는 그녀지만 새침한 눈길 속에 담긴 슬픔과 그리움으로 영화 속의 그녀는 많이 포근해 보인다. /남궁설민(파티마 의원장렐뵉渙鎌?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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