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전용묘역 ‘무궁화 동산’ 조성사업이 이민사회의 장래를 내다보는 사려 깊은 가족이 대거 참여함으로써 성큼 앞당겨지게 됐다.
글렌에비 공원묘지와 한미노인회, 본보 SD지국이 공동으로 전개하고 있는 무궁화 동산 조성사업에 정재열(62)씨 가족이 18명분의 묏자리를 청약한데 이어 김건식 한인회 부회장 가족 6명도 합세, 22일 현재 한인이 구매한 묏자리는 63개로 늘어났다.
캠페인 이전에 글렌에비 묏자리를 구매한 20여명의 한인이 무궁화 동산으로 이장할 경우 100자리는 무난히 확보돼 올해 중 묘비를 제막할 수 있게 된다.
86년 SD로 이민와 전자상을 경영해 온 4남 재진(48)씨의 초청에 따라 노부모님을 모시고 2년 전 SD로 온 맏형 재열씨는 가훈을 ‘화목’으로 정한 부친의 뜻을 받드는데 무궁화 동산에의 동참이 바람직하다고 판단, 가족들과 상의해 가족묘지를 구매하게 된 것이다.
지난 19일 글렌에비에서 청약서에 서명을 마친 재열씨는 “산소와 제사가 없으면 가족이 결국 흩어지고 족보는 그림만 남는다”며 “이민사회에서 자라는 후손들이 죽음을 바라보고 성장할 때 바르고 의미 있는 삶을 살아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자리에 동석한 4남 재진씨는 “필수과목이던 철학과가 선택과목으로 바뀐 본국 대학의 풍조를 볼 때 한국에서의 ‘효’ 사상과 진정한 ‘묘’는 사라졌다고 생각되어 맏형께서 부모님을 모시고 와 이 곳 새로운 토양에서 뿌리를 내리기로 한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재진·경희씨 부부는 남매와 함께 ‘사물놀이’를 연주하며 한국의 얼을 심어주고 있기도 하다.
부친 정화섭(94)옹은 한국에 선산이 있는데도 자손들을 생각하는 아들들의 뜻을 흔쾌히 받아들였다. 정옹은 부인과 6남3녀에 28명의 손자·손녀를 두고 있는데 SD에 거주하는 4남 재진씨, 5남 재민(45씨), LA 거주 6남 재과(42)씨 가족은 격주마다 모여 부모께 예를 올리고 형제애를 돈독히 다지고 있다.
차남 재성(59)씨는 미 동부 메릴랜드에서 의사로, 3남과 출가한 세 딸은 한국에 살고 있다.
한편 이영문 한미노인회장은 글렌에비 공원묘지 측에 싼값으로 묏자리를 구매할 수 있는 캠페인 기간을 늘려줄 것을 요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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