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서울에선 빌 게이츠 패션이 유행이다.
월스트릿 저널 4일자에 따르면 좁고 뾰족한 칼라에 단추가 촘촘히 달려 맨 위의 두 개 정도는 풀어 제쳐도 가슴이 많이 드러나지 않을 옅은 하늘색 버튼다운 셔츠와 거북이등 뿔테 안경에 주름걱정 없는 바지가 인기다.
서울의 젊은 층에서는 빌 게이츠의 옷차림을 흉내내야만 인생에서 성공할 수 있다고 믿고 있는 듯하다. 미국인들에게 마이크로소프트사 빌 게이츠사장이 패션의 첨단을 걷는다면 비아냥거리는 말로 오해받을 수 있지만 서울에서는 빌 게이츠가 진지한 패션계의 스타일북으로 떠오르고 있다.
얼마전 까지만 해도 통일된 짙은 양복의 전통적 회사원 차림만이 통용되던 사회였는데 주가의 폭락에도 불구 하이텍 매니아들이 세상을 움켜쥐는 통에 어느덧 기업인들의 뇌리속에는 ‘게이츠처럼 편안한 복장을 하면 게이츠에게 찾아왔던 행운이 내게도 찾아 온다’라는 확신이 자리잡아 급기야는 ‘게이츠 패션’이 한국 의복사의 한 획을 긋기에 이르렀다.
실제로 마르고 큰 키에 소년같은 모습을 한 박진성(@phone Inc.근무.30)씨는 옷을 고를 때 ‘게이츠라면 좋아할까’를 먼저 생각하는 버릇이 생겼다. 며일 씩이나 머리를 감지 않고 출근해서는 게이츠의 ‘자연 그대로의 기름기 흐르는 스타일’이라고 말하는 박씨는 처음 @phone inc. 출근을 위해 마련했던 조지오 알마니와 휴고 보스 수트를 모두 팽개치고 게이츠 패션을 탐구하기 위해 몇 달을 소요했는지 모른다.
낡아 빠진 면바지와 역시 버튼다운 셔츠 차림에 둥근 안경을 쓴 iSun Internet Inc.의 최현철 사장(31)은 "신혼 때는 이런 복장으로 출근하는 것 때문에 부인과 다투기도 많이 했다. 시간이 걸렸지만 결국 아내는 넥타이 셔츠차림과 갑부의 처자리를 놓고 고민한 끝에 후자를 택했다"며 "바보처럼 모자라는 듯 보여도 개의치 않는다. 이런 게이츠 패션이 성공하는 옷차림이라고 믿기 때문이다"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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