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적인 오렌지카운티 법정이 소수계에 중형을 내리는 경향이 강하다는 얘기는 오래 전부터 알려진 얘기다. 지나 한의 형량도 논란이 있었지만 오렌지카운티이기 때문에 생각보다 더 많은 벌을 받았다고 주장하는 한인이 많다. 여기에 또 한 한인의 재판이 카운티 법정과 검찰의 냉혹함 여부를 다시 한번 확인하는 시험대에 올라 있다.
17일 오렌지카운티 수피리어 법원은 강도·납치혐의를 받고 있는 강승규(22)군의 배심원 재판을 가기 전 마지막 단계인 검사와 변호사의 법정밖 합의를 연기했다.
지난번에 검찰측이 제시한 형량은 21년형으로 강군과 그의 가족이 지나친 형이라고 그 제안을 거부, 재협상에 나섰다. 더 큰 중형이 떨어질 수도 있는 배심원 재판을 각오한 것이다. 그러나 이번에 좀더 부드럽게 보이는 여성 검사로 바뀌어 약간은 낙관적이지만 장담은 못한다. 오렌지카운티이기 때문이다.
강군의 변호사 론 맥그리거는 "판사실에서 검사와 만나 상의결과 새 검사가 아직 형량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며 "11월29일 검사로부터 오퍼를 받은 후 다음달 4일 그 형량을 수락할 것인가 본재판으로 갈 것인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군이 진 범죄는 일반사람들이 표면상 보면 아무 것도 아니다. 더구나 마지막 체포를 당할 때는 오히려 칼에 찔려 집에서 요양하고 있을 때다.
강군이 첫 범죄에 연루된 것은 1996년 12월 10학년 때 선배들이 ATM 이용객으로부터 20달러를 강탈하는 현장에서 차안에 대기하고 있었다. 공모죄로 징역 1년에 보호관찰 3년을 받고 풀려났다.
98년 4월 복학한 강군은 체육시간에 베트남계 학생이 갱이라고 놀려 격분, 주먹질로 주고받다 베트남계 소셜워커의 신고로 다시 체포됐다. 보호관찰 위반혐의였다. 사안이 별로 심각하지 않아 4개월만에 다시 가정의 품으로 돌아왔다. 하나님이 부르면 목사가 된다는 각오로.
그러나 석방된 지 한달이 되지 않아 ATM 강도행각을 벌여 같은 대가를 치르고 나온 친구 집에 놀러간 것이 화근이 됐다. 헌팅턴비치 소재 부모가 없는 한인 친구 집에 10여명의 한인 청소년들이 모였다.
이 자리에서 강군의 여자친구 문제로 두 사람이 시비가 붙었다. P라는 친구가 강군이 없는 동안에 강군의 여자친구를 빼앗아 갔다고 B군에게 항의한 것이다.
당시 현장을 목격한 친구들의 말을 종합한 한 여성은 "승규가 다투기 싫어 밖으로 나와 신발 끈을 매고 있는 중에 부엌칼로 뒤에서 찔렸다"며 "칼로 찌른 친구는 재빨리 경찰에 신고, 승규가 강도·납치를 하려 해서 정당방위 차원에서 그런 행위를 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고 전했다. 그 친구는 보석금으로 내고 석방된 상태다.
강군은 곧바로 UC어바인 메디칼 센터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퇴원 후 집에서 요양을 하고 있던 도중 경찰이 그를 체포, 98년9월 콩팥 하나가 못 쓰게 된 상태에서 또 수감되는 신세가 됐다.
강군의 한 친구는 "가해자는 전과가 없어 경찰이 그 친구의 말을 더 믿어주는 것 같다"며 "승규는 사소한 범죄지만 벌써 3진법에 해당, 너무 심한 중형 위기에 처해 있다"고 강군에게 동정을 표시했다.
강군을 돌보고 있는 오내시모 선교회 관계자는 "새 검사가 형량을 낮춰주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고 배심원 재판에 가면 30년에서 무기형까지 받을 위험도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선교회에서 돕고, 차를 팔아 변호사 비용 1만5,000달러를 겨우 마련한 강군의 가족은 강군의 형량이 낮아져 젊은 나이에 사회로 돌아와 원하는 꿈을 이루기를 간절히 소망하고 있다.
출옥되면 목사인 할아버지와 고모의 뒤를 따르고 싶다는 강군은 영주권자로 형이 확정되면 추방의 위기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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