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헌티드 아파트
무더위와 공포 영화를 묶는 상식으로 생각하자면 “이 계절에 웬 공포 영화”고 싶지만 이 분야에선 빼놓을 수 없는 감독 토브 후퍼의 새 작품이 출시되어 소개하지 않을 수 없다.
토브 후퍼(1946- )는 공포 영화의 컬트로 자리매김한 <텍사스 살인마 Texas Chain Massacre>로 유명하다.
실제 사건을 토대로 한 이 데뷔작에서 후퍼는 3대째 소도살업을 해온 전기톱 살인마 가족으로 하여금 사람의 피부를 벗기고 인육을 먹게 한다. 도살극의 효시가 된 <텍사스->는 미국 사회의 악몽을 그렸다. 인간에게 내재된 악마성을 표출했다는 우호적 평가와 함께 지나치게 끔찍하다는 비난을 동시에 받았다.
그러나 이후 후퍼는 데뷔작을 능가하는 작품을 내놓지 못했다. 그럼에도 국내에는 그의 작품이 꽤 많이 출시되어 있다.
놀이 공원에 있는 유령의 집에 들어간 네 청춘남녀가 연쇄살인의 공포에 빠진다는 <참극의 관>, 초자연 현상을 겪게 되는 가족 이야기인 <폴터가이스트>, 수소폭탄 실험 후에 태어난 아이가 일으키는 공포를 그린 <은빛 공포>, UFO를 타고온 외계인의 미스테리를 그린 류의 영화인 <다크 스카이> 등이 그것이다.
1998년 작인 <헌티드 아파트 The Apartment Complex>(12세, CIC)는 코믹한 요소가 더해진, 가벼운 느낌의 공포물이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여러 세대가 모여 사는, 그러나 옆집에 누가 사는지도 모르는 아파트라는 복합 주거공간이 주요한 배경이자 사건의 열쇠를 쥐고 있는 주체가 된다.
집 자체가 공포와 미스테리의 대상이 되는 것은 존 슐레진저의 <퍼시픽 하이츠>를 비롯하여 윌리엄 말론의 <헌티드 힐>, 얀 드봉의 <더 헌팅>, 존 페이슨의 <죠의 아파트>, 조쉬 클라우스너의 <4층> 등 꽤 긴 목록을 자랑한다.
크고 오래된 집일수록 공포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므로 이사를 계획하고 있다면 시멘트 냄새가 아직 남아있는 작은 집을 고르시길.
<헌티드 아파트>에 등장하는 아파트는 비대칭의 복잡한 구조를 가진 회색 건물이다. 건물 중앙에 작은 수영장이 있지만 그 수영장은 시체가 떠오르는, 썩은 물로 가득하다. 그래도 아파트 이름만은 근사하다.
`Wonder View Apartment’. 극중 설명에 의하면 LA의 이 아파트를 설계한 이는 현대건축의 거장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의 사촌이라는 이야기. 학비 마련을 위해 이 음산한 아파트의 경비원이 된 의대생 스탄(채드 로웨)이 괴상한 주민들과 겪는 살인사건 음모와 해결이 주된 줄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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