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 국내에 소개되는 영국 영화는 크게 세 갈래로 나누어볼 수 있을 것 같다.
<록스탁 앤 투 스모킹 베럴즈> <케미칼 제너레이션> 처럼 젊은이들을 통해 본 오늘의 영국을 빠른 템포와 현란한 영상에 담은 영화들. <밴> <웨이킹 네드>처럼 유머와 페이소스로 영국 서민의 심정을 대변하는 영화들. <파더 도슨> <세상에서 가장 슬픈 유혹> 처럼 단아한 기품으로 사랑과 인생을 이야기하는 영화들.
에일린 리체의 1999년 작 <사랑 계엄령> (The closer you get, 12세, 폭스)은 <웨이킹 네드>의 중년판이라 할 수 있는 유쾌하고 따뜻한 사랑 영화다. ‘풀 몬티’ 제작 팀의 작품이란 사실만으로도 벌써 코 끝이 찡해지는 웃음을 준비를 하게 되는데, 그런 기대를 충분히 만족시켜 준다.
대서양을 끼고 있는 아일랜드 북서부의 켄티 도네켈은 자연과 가축과 인간이 조화를 이룬 아름다운 곳이라고 여행 책자에 소개되어 있지만, 18살이 된 숀 (존 맥도나) 에게는 비전 없는 답답한 촌구석. 오늘도 마을 노총각, 홀아비들은 도시로 떠난 여자들 타령을 하며 주점에서 흑맥주를 마신다. 정육점 노총각 키렌 (이안 하트) 과 뚱보 자동차 수리공 울리 (팻 숏)가 기발한 아이디어를 내놓는다. 마이아미 헤럴드지에 광고를 내면 성 미사데이의 댄스 파티에 아름답고 상냥한 미국 여자들과 춤을 출 수 있으리라는 것. ‘싱싱한 고기와 여유로운 삶을 제공할 수 있음. 집안은 현대적임. 20 , 21세 늘씬한 여성 원함’
<잉글리쉬 맨> <네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 <노팅힐> 을 유쾌하게 만들었던 괴짜 조연들이 <사랑의 계엄령> 에서는 모두가 주인공이 되겠다는 목표 아래 더 큰 웃음을 선사한다. 고향을 지키는 것 외에 이렇다 할 재주도 용기도 없는 남정네들의 성격 묘사와 행동이 어찌나 순수한지. 이 철없는 사내들을 구슬러 진짜 사랑에 눈뜨게 하는 여인네들의 지혜도 눈물겹다.
사랑 찾기를 몸에 맞는 옷, 축구 팀 이적으로 설명해야 알아듣는 이 순박한 사람들에게 들려주는 신부님의 말씀. "사랑은 신이 주신 귀한 선물이며, 어디에나 충만해 있습니다. 당당히 맞서 일구어 가세요." 우리 모두에게도 해당되는 말이리라. /비디오 칼럼니스트
◆감상 포인트/사랑을 찾아 멀리 가거나 광고를 낼 필요는 없습니다. 먼저 당신 주변을 둘러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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