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영화처럼 세련된 배경과 피아노 음악 그리고 서양 남자처럼 생긴 오지호 등 모든 것이 패션 잡지나 인테리어 잡지를 보는 것처럼 몽상적인 거리감을 느끼게 하지만 이지현만은 한국 여자 같다. 하얗게 맑은 피부에 두드러지게 크지 않은 이목구비의 단아함에서 여성적인 아름다움이 풍기기 때문이다.
서구적인 기준으로 볼 때 그녀는 그다지 관능적이라 할 수 없다. 두툼한 입술이나 폐쇄적인 시선, 터질 듯 풍만한 몸매로 압도하는 섹스 어필이 아닌 것이다. 그녀는 오히려 청순함 속에서 교태를 드러내는 동양적인 관능미를 보여준다.
놀라우리만큼 대담하게 나신을 드러내고 파격적인 섹스신을 스스럼 없이 해내는 그녀가 에로 배우 타입이었다면 영화는 포르노그라피가 되었을 지도 모른다. 적나라한 포즈 속에서도 그녀는 탁하거나 끈적거리지 않는 묘한 청순미를 느끼게 한다. 온통 하얀 영화의 배경처럼 말이다.
<거짓말>의 여주인공이 반항적이고 도전적인 성을 표현했다면 이지현은 탐미적이고 시적인 성을 표현한다. 버림받은 사랑의 상처를 성을 통해 위로받고 마침내는 새로운 사랑을 안게 되는 치유의 과정으로서의 섹스는 그래서 부드럽고 섬세하며 때로 몽환적이기까지 하다. 이런 신에는 미숙하고 소녀 같은 여자나 너무 익어 물러터진 여자는 어울리지 않는다. 이지현은 알맞게 성숙했고 느끼하지 않게 여자 내음을 풍긴다. 검은 옷과 검은 머리채로 인해 더 희게 느껴지는 그녀의 살결은 단단하면서도 부드럽게 보여 악기처럼 사랑의 행위를 연주한다.
그녀의 얼굴에서 남다른 부분은 눈이다. 약간 옴팡진 느낌을 주게 들어간 그녀의 눈에는 요염한 웃음이 담겨 있다. 그러나 그 교태는 드러낼 듯 말 듯 연하고 은근해서 진한 느낌을 주지 않는다.
노골적인 성 묘사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그리고 이지현은 산뜻한 뒷 맛으로 남는 매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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