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쿄의 타란티노’ 사부 감독의 블랙코메디
일본산 블랙코미디다. 일본 포스트 뉴웨이브의 기수라는 사부 감독이 만들어 일본에선 상당한 호평을 얻었다.
개방 이후 일본 영화는 꽤 많이 수입됐지만 본격 코미디는 처음이다. 그래서 흥행 결과가 주목된다.
<포스트맨 블루스>의 중심 축은 네 부류의 인간이다. 젊은 우체부를 연결 고리로 해 경찰, 야쿠자, 킬러 등이 엮여 있다. 무기력한 느낌까지 안겨주는 우체부를 제외하곤 모두 뒤틀린 인간들을 대변하고 있다.
우체부의 동창생은 야쿠자가 되기 위해 안간힘을 다한다. 그에게 야쿠자는 세상에서 가장 멋진 직업일 뿐 아니라 `남자다운 남자’의 표상이다. 그러나 남자다움에 대한 강박 관념으로 똘똘 뭉쳐 있어선 도리어 남자가 될 수 없는 법. 그는 항상 유치하다.
야쿠자 지망생보다 더 유치한 사람이 있다. 킬러다. 멋진 킬러가 되기 위해 레옹 헤어스타일에 긴 코트를 입고 다니지만 마음은 여리다. 더구나 몸은 병들어 죽음을 눈 앞에 두고 있다.
최악의 인간은 경찰이다. 빈곤한 상상력 탓에 젊은 우체부를 킬러, 야쿠자로 오인해 체포령을 발동하는 등 온갖 바보짓을 다한다.
이런 사람들을 사부 감독은 `도쿄의 타란티노’ `제2의 기타노 다케시’란 별명답게 새로운 느와르 감수세? 으로 엮어냈다. 라스트신의 사건을 최정점으로 모든 출연 인물들이 달려가는데 전혀 어색함이 없다. 탄탄한 시나리오와 연출력 덕택이다.
그 사이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 사부 감독이 이끌어내는 웃음은 폭소는 아니다. 그러나 허망한 웃음도 아니다. 씁쓸함이 담겨 있으나 우리 삶을 되돌아보게 만드는 웃음이다. 그래서 젊은 관객들은 `사부 월드’라는 말로 사부 감독의 세계를 인정한다.
고작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것 뿐인데 <포스트맨 블루스>에서 <스피드>만한 속도감이 느껴지는 것은 웬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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