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발표된 연합뉴스는 지난 중순 워싱턴에서 열린 제 20차 국제 식품규격위원회 (Codex) 가공건채류 분과회의에서 한국이 김치 종주국으로 확정돼 내년 코덱스 총회의 인증만 남겨놓았다고 한다.
물론 이것은 당연한 결과이다. 김치야말로 우리의 특산물이고 한국인이라면 ‘김치가 없으면 밥을 못먹는다’는 말을 이해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가 종주국임을 인정받았으니 망정이지 그동안 한국의 김치(Kimchi)와 일본의 기무치(Kimuchi)가 코덱스 인증 획득을 둘러싸고 치열한 경쟁을 벌여왔다는 것을 알면 가슴을 쓸어 내릴 것이다.
김치의 맛과 영양이 뛰어나니 김치 소비가 각 나라마다 증가하고 있고 1980년 이후 외국인도 김치를 즐겨먹고 미국 주류신문이 김치 특집을 다루기도 했다.
특히 일본에서는 최근 김치 요리강습, 다이어트 식품 등으로 김치 열풍이 불고 있기도 하다.하마터면 일본인의 입맛에 맞춰 천연색소와 간장을 사용한 일본 기무치에게 우리의 기득권을 빼앗길 뻔 했다.
한국 농림부가 일본보다 먼저인 96년 말, 국제식품규격위원회에 “김치는 주원료인 절임배추에 고춧가루, 마늘, 생강, 파 및 무 등 양념류를 혼합, 저온에서 젓산 생성을 통해 발효된 제품으로 한다”는 규격안을 제출하여 5년에 걸쳐 8단계의 과정을 거치는 중이다.
작년도 한국의 김치 수출은 전체 농산품 수출액 20억 달러의 5%에 해당하는 약 1억달러로 앞으로 코덱스 인증을 획득하면 해외시장 개척이 더 활성화될 것이다.
얼마 후면 한국김치 광고를 일본 TV에 광고할 예정이라니 이 기회에 전 일본국민은 물론 세계인에게 더욱 확고히 ‘김치는 우리 것’임을 알려야 겠다.
우리는 삼국시대부터 채소 생산이 어려운 추운 겨울철에 염장이라는 저장 방법으로 장아찌와 동치미를 먹어왔다. 옛말로 침채(沈菜:채소를 소금물에 담근다)가 팀채-딤채-짐채-김치가 되었다.
오늘날 먹는 김치는 우리 선조들이 이 침채에 고춧가루와 마늘을 첨가하여 개발한 것이다. 신대륙을 발견한 콜럼버스에 의해 고춧가루가 유럽-중국-일본-한국으로 전해졌고 조선시대 중반에 고춧가루를 사용하여 담근 김치 이야기가 문헌 곳곳에 나온다.
한국사람이라면 미국에 살아도 김치와 떨어진 식생활은 뭔가 밍밍할 것이다.
물론 직업이 타인종을 주로 대하는 경우 마늘 냄새 때문에 마늘을 빼고 담근 김치를 먹기도 하고 오래 전 한국을 떠나 한국음식을 먹지 않았기에 이제 김치는 매워서 못먹는다는 코리안 아메리칸도 있다.
그러나 2, 30년 전에 이민 온 한인들이 양배추에 고춧가루를 버무려 먹었고 그 양배추 김치를 나눠먹었던 이민 동지들이 아직도 끈끈한 유대관계를 이루고 있다거나, 유학생들이 서너 시간을 차로 달려가 한인 마켓에서 가까스로 구한 김치병을 비닐 봉지에 싸고 싼 다음 감춰두고 먹어도 냄새가 난다고 룸메이트가 투덜거렸다는 이야기가 있다.
또 한국에 나갔다 돌아오며 친정어머니가 담궈 준 김치통을 갖고 오다 시큼한 국물이 새어나와 새 옷을 버렸다는 등 주위에 김치로 인한 해프닝은 너무나 많다.
그동안 해외원정을 나가는 운동선수들도 김치를 싸 가는 것이 제일 큰일이었으나 지금 시드니 올림픽에서는 선수촌 식당에서 한국 업체가 납품한 김치를 제공하고 있다. 그런데 중국, 일본인 등 동양인은 물론 서구인들에게도 인기 최고 지구촌 식품으로 인정받고 있다한다.
나의 직장 다니는 낙(樂) 중 하나가 점심시간에 밥과 김치를 먹을 수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회사 식당에서 금방 지은 따스한 밥과 정갈한 김치를 먹을 수 있다는 말을 하면 듣는 한국인 누구나 부러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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