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게무샤’(Kagemusha)
★★★★½
일본의 명장 아키라 구로자와가 오래간만에 침묵을 깨고 1980년 자기 장기인 대하 서사극 사무라이 영화를 만들어 칸영화제에서 스콜세지의 ‘올 댓 재즈’와 공동으로 대상을 받았다.
전장에서 자신의 대역을 쓰기를 즐겨하는 장군이 전사하면서 그의 대역인 좀도둑이 장군 노릇을 계속한다. 사망한 장군의 참모들은 부하들의 사기가 저하되는 것을 막기 위해 가짜 장군을 진짜처럼 꾸며 떠받드나 가짜의 정체가 드러나면서 대역은 추방된다.
그러나 적과의 대접전이 있는 날 대역은 자신을 억제 못하고 전장으로 뛰어나가 총을 맞고 쓰러진다. 그리고 그는 자신의 전사한 주인이 묻힌 호수가로 비틀거리며 다가가 물위에 떠내려간다.
타추야 나카다이가 1인2역을 맡아 열연하는 생동하는 색깔들과 생각을 자극시키는 주제를 지닌 걸작이다. 정치적 음모와 전쟁을 배경으로 충성과 역할 등이 탐구되는데 대규모의 인원과 멋있는 스타일과 함께 색깔과 빛과 그림자를 잘 이용한 전투신은 그의 최고급 전투신중 하나다.
이 영화는 179분짜리 대규모 역사극으로 제작비가 너무 많이 들어 일본의 토호사와 미국의 폭스가 공동 투자했다. 일본에서는 구로자와의 사무라이 영화가 괄시를 당하던 때여서 코폴라와 조지 루카스 등이 적극 개입해 완성됐다.
‘마다다요’
(Madadayo) ★★★★
1993년에 만든 흑백 영화로 구로자와의 마지막 영화다.
평생을 학문과 제자를 위해 헌신한 스승과 그의 제자들간의 가슴 훈훈한 드라마로 마치 말년의 감독의 삶을 반영한 듯한 느낌이 든다.
영화는 군사학교 독어 교수인 우치다가 저작에 전념하기 위해 강단을 떠나 아내와 함께 검소한 집으로 옮겨가면서 시작된다. 그러나 연합군의 폭격으로 교수와 부인은 집을 잃고 문도 없는 작은 폐가로 다시 옮긴다.
교수는 척박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유머와 여유와 연구를 잃지 않는데 그의 가장 큰 기쁨은 제자들이 해마다 마련해 주는 생일파티. 제자들은 매년 스승을 위한 파티에서 선생님에게 합창으로 묻는다. “선생님 이젠 준비되었는지요.” 그러면 우치다 교수는 “마다다요”(아직은 아니다)라고 대답하고 제자들이 일제히 환성을 지르면 교수는 큰잔의 맥주를 들이마신다.
인생을 사랑하고 아직 그것이 마감되는 것에 대한 준비를 하지 않았다는 노교수의 아름다운 초상화로 조용한 톤과 느린 진행 속도에도 불구하고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작품이다.
두 영화는 18~21일 뉴아트 극장(11272 산타모니카·310-478-6379)에서 상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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