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터넷 범람과 함께 한인 10대들에게 생활의 일부분이 돼버린 인터넷 채팅이 이성친구를 사귀는 수단으로 이용되면서 심각한 부작용을 낳고 있다.
인터넷 채팅으로 이성을 만나 가출하는 케이스가 그동안 심심찮게 발생했는데 최근에는 인터넷을 통해 친해진 이성친구를 만나려고 LA 거주 한인 10대 3명이 부모 몰래 그레이하운드 버스로 플로리다주까지 원정을 가는 사건이 발생, 학부모들이 경찰에 실종신고를 하는 등 문제가 되기도 했다.
한인청소년회관(KYCC)에 따르면 채팅방에서 만난 이성친구에 빠진 자녀문제에 대해 상담을 요청해 오는 학부모들이 일주일에 5~6명에 달하고 있으며 젊음의 집에도 하루 2~3명의 학부모가 채팅에 중독된 자녀 문제를 호소해 오고 있다.
한인청소년회관(KYCC)의 신혜선 카운슬러는 "요즘 인터넷을 통한 이성친구 사귀기가 청소년들 사이에서 유행"이라며 "채팅방에서 알게 된 아이들이 실제로 만나 깊은 관계로 발전하거나 탈선하는 경우도 있어 학부모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고 조언했다.
자신을 채팅 중독자로 부르는 고교생 홍모(17)군은 "채팅방에서 몇마디 대화를 나누다 보면 금새 친해지고 비퍼와 핸드폰 번호는 물론 집 주소까지 10분이면 다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홍군은 최근 "아메리카 온라인(AOL) 채팅방에서 만난 이성과 연인 사이로까지 발전한 친구들이 주위에 3~4명 있다"고 귀띔했다. E-메일이나 우편으로 사진을 교환한 뒤 서로의 외모가 마음에 들어야 만나는 청소년들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이를 생략하는 ‘급행 만남’을 갖고 있다.
매일 밤 2~3시간씩 채팅을 한다는 김모(17)양은 "인터넷 이성친구를 만나본 경험이 없으면 친구들로부터 바보취급을 당할 정도"라고 전했다. 이같은 10대들의 인터넷 채팅 중독에 대해 학부모들은 불안하기만 하다. 고교생 딸을 둔 학부모 곽모(토랜스·44)씨는 "하루가 멀다하고 새벽 1~2시까지 채팅을 하는 딸아이가 걱정돼 잠을 제대로 못 잘 지경"이라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전문가들은 인터넷 채팅을 통해 일부 정보를 교환하거나 게임을 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이 이성을 사귀는 목적이라고 지적하면서 부모들의 각별한 주의를 부탁했다. 전문가들은 채팅 중독을 예방하려면 ▲하루 또는 일주일 단위로 시간을 정해 놓고 채팅을 하고 ▲중요한 일을 하기 전이나 꼭 봐야 하는 TV 프로그램 시작 전에 채팅할 것 등을 권했다.
<구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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