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대통령이 최근 필라델피아에서 전자 서명을 합법화시키는 법안에 서명, 상거래 및 일상시대의 디지털화를 가속화시켰지만 워싱턴의 백악관에서 몇블락 떨어진 곳에 있는 고급 필기구점 ‘파니스 펜스’ 손님들은 여전히 마음에 드는 필기 도구를 세심히 고르고 있다.
멀리 워싱턴주 섬너에서부터 이곳을 찾은 펜 애호가 도널드 아이즈먼(58)은 "종이에 닿는 만년필의 감촉을 대신할 것은 영원히 없을 것"이라고 확언한다. 디지털 서명은 결국 암호화된 0과 1일 뿐으로 쓰기나 창의력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는 아이즈먼은 "펜이야말로 내 개성을 표현해준다"면서 18캐럿짜리 금촉이 달린 스털링 실버로 만든 파커 만년필을 샀다.
바로 이런 손님들이 있기에 파니스 같은 테크놀로지와 관련없는 고급 만년필 가게가 창업 70년만에 호황을 맞고 있다. 전자 미디어가 판을 치는 요즘 같은 세상에 이 가게의 매상은 지난 1년사이에 10%나 늘었다.
고급 펜 시장에 관한 통계는 없지만 미국의 만년필부터 볼펜, 연필 및 마커를 포함한 전체 필기도구 시장의 연매출은 1995년의 18억달러에서 1998년에는 23억달러로 증가하고 있다. 소매상 및 관계 전문가, 소비자들은 그 이유로 정형화된 서식 및 e 메일에 대한 반감, 지위의 상징, 대화 소재, 과거에의 향수등 여러 가지를 든다. "손에 만년필을 들면 자동적으로 과거로 돌아가 무언가를 쓰기 전에 생각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고 말하는 에드 핑거먼 미국 펜수집가협회 회장에 따르면 동협회 회원 숫자는 지난 2년사이에 900명에서 1500명으로 크게 늘었다.
파니스는 몽블랑, 워터맨, 듀퐁 같은 고급 필기구 제조회사에서 나오는 만년필, 볼펜, 롤러펜만을 취급한다. 가장 싼 25달러짜리 셰퍼 학생용 만년필부터 가장 비싼 에메럴드가 박힌 순금제 카르티에 만년필까지의 물건들중에서 가장 잘 팔리는 것은 18K 금촉이 달리고 보통보다 두꺼운 425달러짜리 몽블랑 디플로맛 만년필이다.
파니스의 최대 고객중 하나는 해마다 10~12건의 특별 주문을 하는 백악관으로 이제까지 서너건의 중동 관계 조약에 서명한 펜과 작년 NATO 창설 50주년 기념 모임에서 증정된 크로스 볼펜이 모두 이 집에서 공급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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