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기 소설에서나 나옴직한 얘기같지만 이것은 픽션이 아니라 사실이다.
노스 다코타주의 마을 처치스 페리가 물속으로 서서히 가라앉고 있는 것이다.
이곳의 현재 인구는 자동차수리공 폴 크리스틴슨을 비롯, 고작 일곱 명.
처치스 페리에 살던 주민 100여명은 인근 악마의 호수(Devil`s Lake)물이 넘실거리며 다가오자 연방정부의 보조금을 받고 이미 다른 고지대로 이사를 했다.
이 지역의 기후가 우기로 변하면서 불어나기 시작한 악마 호수의 수위는 지난 1992년 이후 무려 25피트나 높아졌다. 강이나 바다같은 물이 빠지는 출구가 없는 평원지대의 땅 수만 에이커가 악마 호수의 물속에 잠겼다. 호수의 면적은 원래의 두 배로 늘어났고 시간이 지나면서 물은 더 넓은 지역을 덮고 있다.
주민들이 떠나면서 유령의 집도 늘어나고 있다.
"아름다운 동네였는데 이렇게 변하다니 가슴이 아프다"
크리스틴슨이 타운 복판을 가로지르는 텅 빈 길을 바라보면서 한숨을 짓는다.
올해 42세인 크리스틴슨은 아내와 세 아이들은 물론 자동차수리점도 옮길 생각조차 하지 않고 있다. 크리스틴슨 가족과 또 다른 한쌍의 부부가 연방재해관리국(FEMA)의 이전보조 프로그램을 거부하고 처치스 페리를 고수하고 있는 주민의 전부다.
노스 다코타 북부에 자리잡고 있는 처치스 페리의 주민들은 대부분 떠났거나 현재 마지막 짐을 꾸리고 있다. 상당수는 이곳에서 15마일 떨어진 작은 마을 리즈로 이사했다.
연바보조를 받느냐 않받느냐를 놓고 주민들은 한때 뜨거운 논쟁을 벌였지만 이것도 이제는 과거의 일이 되고 말았다.
처지스 페리라는 마을은 1883년 세워졌다.
당시 어바인 처치라는 사람이 악마 호수로 흘러드는 아홉 개 카운티의 물길인 모바이스 쿨리에서 나룻배 영업을 시작하면서 타운이 형성된 것이다.
지난 12일 연방하원 세출소위원회는 악마호수의 긴급방류를 위한 토목설계와 환경조사예산으로 220만달러를 승인했다.
하지만 주민들은 이같은 연방의회의 결정이 처치스 페리의 다급한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안되는 오랜 시간을 요하는 조치로 받아들였다.
대부분의 주민들은 집값을 후하게 지불해주는 것은 물론 보너스까지 제공하는 정부의 주택매입 계획을 수락했다.
"주민들은 불확실한 미래를 가장 우려했다. 정부가 지금으로부터 5년 후에도 이처럼 좋은 조건의 제안을 할는지 확신이 서질 않아서 대부분 이를 맏아들였다. 그러면서도 이것은 한편으로는 감정의 문제다. 오랫동안 살아온 곳을 뒤로하고 떠난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크리스틴슨은 이렇게 말한다.
한때 여러 개의 상점과 대장간, 목재소까지 있었던 처치스 페리의 과거를 기억하는 올해 78세의 조지 크리스천은 "마을은 물속에 잠기더라도 이곳의 역사는 고이 간직하고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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