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한구 前통상교섭본부장 “민감 기술분야 美 공급망 구축에 韓 기여 기대”
▶ CSIS 기리샨카르 “트럼프 관세, 핵심기술 경제안보 관점서 봐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정책이 단기적으로는 한국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한미 간 상호보완성을 고려할 때 중장기적으로는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통상전문가 진단이 나왔다.
트럼프 관세 정책은 인공지능(AI), 반도체 등 핵심기술 분야에서 미국이 우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경제안보 정책목표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전문가 제언도 나왔다.
통상교섭본부장을 지낸 여한구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선임위원은 24일 뉴욕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아시아 경제안보 정책'를 주제로 코리아소사이어티 및 컬럼비아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연구센터가 공동 주최한 좌담에 참석해 "조선, 방위산업, 바이오, 원자력발전 등의 분야에서 한미 간 협력과 미국 내 새로운 공급망 구축에 밝은 미래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단기적으로는 한국의 정치적 혼란과 그것이 한국 경제에 미칠 수 있는 부정적 영향이 우려되는 게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중장기적 관점에서 보면 구조적으로 미국과 한국 사이엔 큰 상호보완성이 있다"라고 진단했다.
여 선임위원은 "트럼프 무역 정책의 핵심 목표는 미국 내 제조업을 부활시키고, 특히 반도체, 배터리, 바이오 등 고도로 민감한 기술 분야에서 기술력을 강화하는 것"이라며 "이는 한국이 미국의 새로운 공급망 구축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분야"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이 가치관을 공유하는 국가 중에서 실질적인 협력 파트너가 많지 않은 상황"이라며 한미 간 구조적인 상호보완성을 토대로 미국이 새로운 공급망을 구축하는 데 한국이 협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나빈 기리샨카르 경제안보·기술부문 대표는 이날 좌담회에서 트럼프 관세정책을 미·중 간 기술경쟁 측면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선 트럼프 1기에서 시작된 미국의 경제안보를 목표로 한 정책들이 조 바이든 행정부를 거쳐 트럼프 2기 행정부에 이르기까지 상당히 일관되게 유지돼왔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반도체법, 인프라법 등을 통해 수출통제를 강화하고, 자국 내 산업 육성, 공급망 구축하는 등 경제안보 정책을 확장해 추진해왔다는 것이다.
그는 "미국은 중국과의 가속화되는 기술 경쟁의 한가운데있다"며 "AI, 반도체, 양자기술, 청정기술, 바이오기술 등 5개 분야에서 '스푸트니크 모멘트'가 동시에 벌어지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스푸트니크 모멘트는 기술우위를 자신하던 국가가 후발 주자의 앞선 기술에 충격을 받는 순간을 가리키는 용어로, 1957년 옛 소련이 최초의 위성 스푸트니크 1호를 미국보다 먼저 발사한 데서 기인했다.
기리샨카르 대표는 "트럼프 관세 정책의 궁극적인 시험대는 그것이 핵심 기술 분야에서 미국의 기술 우위를 높일 것인가, 아니면 오히려 약화시킬 것인가가 될 것"이라며 "이를 판단하기 위해선 개별 기술과 가치사슬별로 관세정책이 이에 미칠 영향을 이해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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