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경호 고려대 안산병원 이비인후-두경부외과 교수

오경호 고려대 안산병원 이비인후-두경부외과 교수는“최근 인유두종바이러스(HPV)와 연관된 두경부암도이 늘어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했다. [고려대 안산병원 제공]
두경부암은 머리와 쇄골 사이 즉, 뇌ㆍ눈을 제외한 머리ㆍ얼굴ㆍ목 안팎에 발생하는 암을 총칭한다. 구강암ㆍ구(口)인두암ㆍ후두암ㆍ하(下)인두암ㆍ부비동암ㆍ비강암ㆍ침샘암ㆍ갑상선암 등이다. 두경부(頭頸部)는 척수 신경을 제외한 머리에서 나오는 모든 신경이 지나가는 길목이며, 심장에서 나온 혈관이 머리를 향해 지나가는 길목이다. 이처럼 중요한 신경과 혈관이 복잡하게 지나는 길목이지만 척추와 기관(trachea)를 제외한 목이라는 공간은 매우 좁기에 두경부암은 아주 정교한 수술이 필요하다. 오경호 고려대 안산병원 이비인후-두경부외과 교수를 만났다. 오 교수는“최근에는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 인유두종바이러스(HPV·Human Papillomavirus)와 관련 있는 구인두암(편도와 혀뿌리, 목젖에 생긴 암)이 증가하고 있기에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했다.
-‘두경부외과’라는 진료과가 일반인에게는 낯선데.
이비인후과 분야 중 뇌 아래부터 가슴 위까지 광범위한 부분(코ㆍ귀 제외)에서 발생한 질병을 내ㆍ외과적으로 치료하는 전문 진료과가 두경부외과다. 구강ㆍ타액선ㆍ인두ㆍ후두ㆍ기관지ㆍ경부 식도ㆍ갑상선 등 목 부위에 발생하는 모든 질환에 해당된다.
두경부암은 흡연과 매우 밀접하다. 담배를 피울 때 발생하는 발암물질이 구강에서 시작해 인두ㆍ후두를 통해 폐로 들어가므로 노출 부위에는 모두 암이 생길 위험이 커진다. 담배를 피우다가 암에 걸리면 경과(예후)가 매우 나쁜 데다 술도 암 주요 위험 인자이기에 술ㆍ담배를 동시에 하면 두경부암 발병 위험이 4배 이상 높아진다.
최근 인유두종바이러스(HPV)와 연관된 두경부암도 늘어나고 있다. HPV는 자궁경부암 등을 유발하는 바이러스인데, 두경부암의 일종인 구인두암의 주요 발병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HPV와 관련된 두경부암은 미국ㆍ유럽 등지에서 급증하고 있다. 구인두암의 경우 남성이 여성보다 4배 이상 많이 걸리므로 남성도 HPV 백신을 맞는 게 우리나라도 흡연 인구 감소로 흡연 관련 두경부암은 줄고 있지만 HPV 관련 두경부암은 늘어나고 있다.
-두경부암 증상을 말하자면.
두경부는 구강ㆍ인두 등 범위가 매우 넓기에 초기 증상도 다양하다. 일찍 증상을 알아채려면 몸의 변화를 세심히 관찰하고 두경부암 관련 정기검진이 필요하다.
구강암이라면 입술ㆍ잇몸ㆍ혀 등에 덩어리가 생기거나 통증이 오래 지속되거나, 음식물을 씹거나 삼킬 때 불편할 수 있다. 구강암 중 설암(舌癌)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데, 혀에 궤양이 생기고 통증이 심하면 이를 의심해야 한다. 또한 귀 주위나 턱 아래에 혹이 만져진다면 침샘암일 가능성이 있다.
비인두암에 노출되면 목에 혹 같은 것이 만져지거나, 암이 진행됐을 때는 코 막힘과 출혈 등이 생기기도 한다. 후두암은 비교적 증상을 알아채기 쉬운데, 쉰 목소리가 몇 주에서 몇 개월 정도 심해지면 이를 의심할 수 있다. 쉰 목소리가 나타난 뒤 2주 이상 지속되고, 목구멍에 이물감이 들거나 음식물을 삼키기 어려우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두경부암 치료가 까다로운데.
두경부암은 숨 쉬고 밥 먹고 말하는 기관에 생기는 암이다. 수술이 잘 진행돼도 환자가 식사를 제대로 할 수 없거나, 얼굴 변형이나 결손이 커서 일상생활에 하기 힘들 수 있다. 두경부암이라면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종양을 광범위하게 잘라내는 절제술이 원칙이다.
-고려대 안산병원은 두경부암을 어떻게 치료하나.
20년 넘게 두경부암 치료에 특화된 다학제 진료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두경부암은 다른 암 수술과 달리 두경부 기능 보존에 힘써야 하기에 오래 전부터 유기적으로 협진하고 있다.
수술 전에 이비인후-두경부외과, 방사선종양학과, 종양내과, 영상의학과, 병리학과, 핵의학과 등 관련 진료과 의료진이 모여 치료 방침을 논의한다. 수술과 함께 방사선 치료ㆍ항암 치료 등 다양한 치료 옵션을 조합해 최적화된 치료 전략을 세우고 재활 등도 토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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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익 의학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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