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북·트위터, 중·러 겨냥 심리전에 사용된 군 관련 가짜계정 삭제
▶ 백악관·국무부 “미국에 대한 신뢰 깎아내려” 국방부에 우려 제기
미국 국방부가 트위터와 페이스북에서 미국에 우호적인 여론을 조성하려고 가짜계정을 만들어 활동한 군 사령부에 대해 감사에 착수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9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콜린 칼 국방부 정책차관은 지난주 온라인 심리전을 수행하는 군 사령부에 지금까지 활동에 대해 다음 달까지 상세히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앞서 온라인 연구기관 그래피카와 스탠퍼드대 인터넷 관측소(SIO)는 트위터와 페이스북이 최근 몇 년 동안 미국의 시각을 대변하고 적대국을 공격하는 선전 활동에 사용된 허위계정 150개 이상을 삭제했다고 밝혔다.
당시에는 누가 이런 계정을 만들었는지 공개되지 않았지만, 사안을 잘 아는 2명의 당국자는 중동과 북아프리카 등의 21개국에서 작전하는 미 중부사령부가 관련 활동으로 조사를 받게 된 곳 중 하나라고 WP에 전했다.
당국자들에 따르면 허위계정은 2∼3년 전에 삭제됐지만, 일부는 최근까지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제국주의'로 묘사하며 전쟁이 중앙아시아 국가들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에 대해 경고하는 내용을 전파하는 데 사용됐다.
삭제된 계정 중에는 미국 정부 지원을 받는 미국의소리(VOA)와 자유유럽방송(RFE) 콘텐츠를 공유한 가짜 페르시아어 언론 사이트도 있었다.
다른 허위계정에는 이란이 아프가니스탄 난민의 유족에게 돌려준 시신에 장기가 없다는 선동적인 트윗이 올라왔다. 이 트윗은 미군 관련 사이트에 올라온 영상 링크를 포함했다.
중부사령부는 누가 이런 계정을 만들었는지 밝히지 않았지만 한 당국자는 이런 행위가 "군 교리와 훈련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패트릭 라이더 국방부 대변인은 성명에서 군의 정보작전은 국가안보 우선순위 이행을 지원한다면서 이 과정에서 관련 법과 정책을 준수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WP는 또 페이스북이 2020년 중부사령부가 만든 허위계정을 정지한 것을 최초로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이들 계정은 아랍어, 페르시아어, 우르드어로 대화하는 페이스북 그룹에서 코로나19가 중국에서 시작됐다는 내용의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정보를 공유하며 코로나19가 미군 실험실에서 만들어졌다는 중국발 가짜뉴스에 대응하는 데 사용됐다.
국방부의 이번 감사는 이런 활동이 정확한 정보를 전파하더라도 미국에 대한 신뢰를 깎아내릴 수 있다는 백악관과 국무부 등의 우려로 시작됐다.
한 외교관은 "우리가 도덕적 우위를 지키려면 적과 같은 전술을 활용해서는 안 된다"며 "이런 전술을 쓰면 우리가 전 세계에서 표방하는 가치에 대한 신뢰가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국방부의 한 고위당국자는 "우리가 인터넷에서 그 어떤 은밀한 일도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지만, 이 영역 전체를 적에 내주는 것은 현명하지 않다. 그렇지만 우리는 더 엄격한 정책 안전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페이스북과 트위터는 2020년 국방부를 접촉해 군과 관련된 것으로 의심되는 허위계정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고 한다. 페이스북이 허위계정을 식별할 수 있으며 적국도 가능하다고도 지적했다.
한편 미군이 만든 허위계정은 별 호응을 얻지 못했고, 오히려 미군의 공식 SNS 계정에 더 많은 팔로워가 몰렸다고 WP는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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