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미상 시상식 기자 간담회 현장
▶ 74년만에 비영어권·아시아 배우 첫 수상, 남우주연상 이정재·감독상 황동혁 쾌거

‘K콘텐츠’가 마침내 미국 방송계 최고 권위의 시상식까지 깃발을 꽂았다. 아시아 배우로는 최초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배우 이정재(왼쪽)와 비영어권 드라마 첫 번째 감독상의 주인공이 된 황동혁 감독이 트로피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로이터]
“연기자는 언어로만 표현하지 않습니다. 주제와 이야기를 전달할 때 중요한 것은 방법이 아니라 메시지 그 자체라고 생각합니다.”
12일 에미상 시상식 직후 LA 다운타운의 JW 매리엇 LA 라이브 호텔에서는 한국 콘텐츠 역사를 새로 쓴 ‘오징어 게임’의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비영어권 최초로 에미상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이정재는 이 자리에서 창작물에서 중요한 것은 언어의 한계를 뛰어넘는 메시지의 힘이라고 밝혔다. 간담회에는 황동혁 감독을 비롯해 배우 이정재·박해수·정호연·오영수와 드라마를 제작한 김지연 싸이런픽쳐스 대표가 참석했다.
이정재는 메시지의 진실성만 전달된다면 스토리텔링은 이미 성공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오징어 게임’ 성기훈을 통해 제가 에미상을 받은 것으로 언어 차이가 중요하지 않다는 사실을 증명했다”며 “어느 방법을 통해서든 전달만 된다면 메시지 자체가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한국 콘텐츠의 경우 수준이 높아 세계에 통하는 주제와 메시지를 갖췄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정재는 “오영수 선생님과 방문한 장소에서 영화 ‘봄여름가을겨울’에 대한 호평을 들었다”며 “이 외에도 한국 콘텐츠 중에서 해외 팬들이 찾아보고 놀라는 작품들이 많다”고 밝혔다.
생존 게임을 통해 빈부 격차와 자본주의의 모순을 다룬 ‘오징어 게임’은 그 자체로 강력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간담회에서 황 감독은 “한국의 경우 매년 가계부채가 최고치를 찍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정의로운 사회가 무엇인지 몰라도 정의롭지 않은 사회가 무엇인지는 모두가 느낄 수 있게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콘텐츠의 힘은 이러한 부조리한 사회 현실을 날카롭게 드러내는 것이라는 설명도 나왔다. 황 감독은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무엇이 정의롭지 않은 것인지 고민하고 이를 창작물로 만드는 사람이 필요하다”며 “저도 그중 한 명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드라마의 성공과 관련해서는 눈이 높은 한국 관객들 덕분이라는 설명이다. 황 감독은 “한국 시청자들이 참 까다로운데 이를 만족시키다 보니 ‘오징어 게임’의 성공을 이룬 것 같다”며 “시상회 등으로 세계 어디를 가도 뜨거운 응원을 보내준 한인분들께도 특별히 감사를 전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서는 이정재도 “드라마를 만들고 방송할 때까지 관객분들만 생각했다고 말하는 것은 절대 과언이 아니다”라며 “제가 굳이 수상 소감을 한국말로 한 것도 한국 팬들에 대한 깊은 감사를 전하기 위해서였다”고 말했다.
이제 세계의 관심은 ‘오징어 게임’ 시즌2에 집중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황 감독은 주인공인 성기훈의 대변신을 예고했다. 그는 “다른 게임들이 많이 등장하는 것은 물론이지만 팬들에게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성기훈의 변신을 기대해 달라는 것”이라며 “시즌1에서는 순진무구한 사람이었지만 그는 이제 심각한 일을 벌이는 무겁고 진중한 인물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앞서 미 TV예술과학아카데미는 이날 마이크로소프트 극장에서 열린 제74회 프라임타임 에미상 시상식에서 ‘오징어 게임’의 황동혁 감독에게 감독상을, 주연 이정재에게 남우주연상을 시상했다. ‘오징어 게임’은 앞서 지난 4일 열린 크리에이티브 아츠 에미상 시상식에서는 게스트상(이유미)과 시각효과상, 스턴트퍼포먼스상, 프로덕션디자인상 부문을 수상한 바 있어 총 6관왕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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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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