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웅 고려대 구로병원 산부인과 교수는“여성 암 사망률 1위인 난소암을 조기에 발병하면 5년 생존율이 90%가 넘기에 위험군이라면 정기검진을 빼먹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려대 구로병원 제공]
난소암은 여성에게 가장 위협적인 암이다. 난소암으로 여성 암 사망자의 절반 가까이(47%) 목숨을 잃기 때문이다. 자궁경부암처럼 조기 검진법이 없는 데다 별다른 초기 증상이 없어 대부분 뒤늦게 발견돼 치료 시기를 놓치기 쉽다.
‘여성 암 치료 전문가’인 조현웅 고려대 구로병원 산부인과 교수를 만났다. 조 교수는“난소암의 15~20% 정도는 유전성 유방암ㆍ난소암과 관련돼 있기에 위험군이라면 40세가 넘으면 6개월에 한 번씩 초음파검사와 CA-125 종양 표지자 혈액검사를 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난소암이 여성 암 사망률 1위인데.
난소에 발생하는 악성 종양인 난소암은 90% 이상이 난소 표면 상피세포에서 발생하는 상피성 난소암이다.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난소암은 매년 2,500명가량 진단되며 10만 명당 6.5명 정도 발생할 정도로 발병률 자체는 낮은 편이지만 여성 암 가운데 사망률 1위를 기록하는 ‘독한’ 암이다. 2018년 난소암으로 사망한 여성은 1,200명이 넘는다.
난소암 발생 원인은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발생 위험을 높이는 여러 인자들은 알려져 있다. 우선 가족력이다. 부모나 가까운 친척이 난소암 환자라면 발병 위험이 커질 수 있다.
BRCA(BReast CAncer)1/2 혹은 린치증후군 같은 유전적 변이가 있거나, 난소암ㆍ자궁암ㆍ대장암 등에 걸린 적이 있으면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 자궁내막증 병력도 난소암 발병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또한 출산한 적이 없거나, 임신이 잘 되지 않을 때도 발병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고지방ㆍ고칼로리 식습관과 비만도 관련 있으며, 10년 이상 프로게스테론 없이 에스트로겐 호르몬만 복용해도 난소암 발병 위험이 커질 수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게다가 난소암은 주로 50~70세에 발생하는데 최근 30대 젊은 여성 환자도 빠르게 늘고 있다. 그 이유는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임신ㆍ출산하는 여성이 줄어들고, 고지방ㆍ고칼로리 식습관, 비만 등과 관련 있는 것으로 보인다.
-치료는 어떻게 이뤄지나.
난소암도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초기에는 증상이 거의 없어 정기검진에서 우연히 발견될 때가 많다. 난소암은 상당히 진행돼도 복통ㆍ복부 팽창ㆍ질 출혈ㆍ위장장애ㆍ소화장애 등 경미한 증상에 불과하다. 다행히 난소암은 1기에 진단돼 치료하면 5년 생존율이 90%가 넘지만 3기 이상 늦게 발견되면 생존율이 30%에 그치기에 조기 진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치료는 기본적으로 병기(病期)와 상관없이 개복 수술로 가능한 한 모든 종양을 제거한 후 항암 치료를 시행한다. 다만 초기일 때는 항암 치료를 하지 않거나, 미혼이거나 임신하려고 한다면 한쪽 난소만 제거하고 경과 관찰하기도 한다. 또한 암이 초기이거나 병변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지 않으면 복강경이나 로봇 수술을 시행할 수 있다.
-난소암 예방법은 없나.
아쉽게도 효과적으로 예방할 방법은 아직까지 없다. 자궁ㆍ난소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골반 초음파검사와 CA-125 종양 표지자 혈액검사를 정기적으로 받으면 조기 진단에 도움될 수 있는 정도다. 다만 5년 이상 경구 피임약 복용, 난관결찰술ㆍ난소절제술ㆍ자궁적출술을 받거나, 출산, 모유 수유 등이 발병 위험을 낮추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것도 모든 여성에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BRCA1/2 변이가 있는 난소암 고위험군이라면 난소암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여성의 0.2~0.3%에서 나타나는 BRCA1/2 변이가 있으면 유방암ㆍ난소암 위험이 높기에 난소와 난관을 예방적으로 절제할 수 있다. 난소난관절제술을 권하는 나이는 출산 후 BRCA1 변이가 있으면 35~40세, BRCA2 변이가 있으면 40~45세다.
BRCA1/2 변이는 혈액검사로 확인할 수 있지만 모든 여성에게 권하지 않는다. 난소암ㆍ유방암 가족력이 있거나, 본인이 난소암 진단을 받았거나, BRCA1/2 변이 위험이 높은 유방암일 때 BRCA1/2 변이 검사를 권한다. 부모가 BRCA1/2 변이라면 자녀에게 변이가 유전될 확률은 50%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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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익 의학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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