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한 표정으로 답하는 봉준호 감독, 9일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감독·각본·국제영화상 등 4관왕을 차지한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이 미국 LA 더 런던 웨스트 할리우드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왼쪽은 배우 송강호. [연합뉴스]
미국의 유력 종합일간지 시카고트리뷴은 기생충의 아카데미(오스카) 석권으로 오스카의 '격'이 한층 제고됐다고 평했다.
시카고트리뷴은 10일 "기생충은 오스카에 새 역사를 썼을 뿐 아니라 오스카의 '격'을 높이는데 기여했다"는 제하의 기사에서 한국 영화 기생충에 최고상 '작품상'을 비롯한 주요 부문 4개 상을 안긴 아카데미 시상식 주최 측의 결정을 높이 평가했다.
기사를 쓴 시카고트리뷴 소속 유명 영화평론가 마이클 필립스는 "내가 이런 말을 하게 될 줄 몰랐다"며 "아카데미 측에 감사한다"고 운을 뗐다.
그는 "한국 영화 기생충을 뽑은 것에 감사한다"며 "기생충은 2019년 개봉작들 가운데 결코 빼놓을 수 없고, 가장 멋지고, 가장 예측하기 어려운, 최고의 영화"라고 극찬했다.
이어 "아카데미는 장려 차원에서 또는 의무감에서 기생충에 상을 준 것이 아니라 봉준호 감독이 만든 소셜 스릴러의 정교한 경지를 알아본 것"이라면서 각본상·감독상 모두 당연한 결과라고 말했다.
필립스는 기생충의 국제영화상 수상은 '따 놓은 당상'이었으나, 미국 배우조합상(SAG)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수상하는 것을 보며 뭔가 더 좋은 일이 일어날 것이라는 예상을 했다며 "기생충은 아카데미 역사상 처음으로, 비영어 영화가 작품상을 수상한 사례"라고 전했다.
그는 "만일 샘 멘데스 감독의 '1917'이 기생충 대신 작품상을 탔더라면 할리우드 돌비 극장을 메운 이들은 완벽하게 만족하고 마땅히 열광했겠지만, 기생충이 수상작으로 호명된 후 터져 나온 환호성 역시 결코 의례적인 반응으로 들리지 않았다"면서 "오히려 미국에서 변화를 위한 올바른 역사가 만들어졌다는 안도 섞인 기쁨이 느껴졌다"고 풀이했다.
그러면서 기생충 제작자인 곽신애 바른손 대표가 작품상 발표 후 배우·제작진들과 함께 무대에 올라가 "지금 이 순간 굉장히 의미있고 상징적인 그리고 시의적절한 역사가 쓰이는 기분이 든다"라고 소감을 밝힌 사실을 전했다.
이 신문은 기생충이 미국에서만 1천100만 달러(약 130억 원) 이상, 전세계적으로 1억6천500만 달러 이상의 흥행 수익을 올렸다며 아카데미상 6개 부문 후보에 오른 탄탄한 배경을 소개했다.
시카고트리뷴은 지난 2010년 3월 봉 감독의 작품 '마더'가 미국에서 개봉한 당시, 그의 영화가 미국 주류 관객들에게도 상당한 호소력을 지니고 있다며 주목한 바 있다.
당시 이 신문은 "지난 10년간 홍콩영화가 주춤한 틈새를 타고 한국영화가 미국 시장에서 특별한 장르를 개척하며 폭발적인 발전을 이뤄왔다"면서 봉 감독에 대해 "새로운 작품을 발표할 때마다 점차 강화된 역량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영화의 묘미를 살리는 테크닉이 뛰어나다"고 호평했었다.
<연합뉴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