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아수출’ 이미지 관련국들 통제
▶ 서류조작 등 인신매매 여파도…미 입양 연 5천여명으로 떨어져

그웬과 아론 반 마넨 부부의 가족. 안고 있는 아기가 2010년 이디오피아에서 입양한 아들이다. <사진 Van Manen Family>
캐롤라인과 제이슨 랭크포드는 수천달러를 썼고, 산더미 같은 서류에 사인했으며, 거의 5년이나 기다렸다. 그런데도 아직 이디오피아에서 오기로 되어있는 아이는 오지 않고 있다.
근년 들어 해외 입양 아동의 수가 줄어들면서 랭크포드 부부처럼 양부모가 되기를 학수고대하는 미국인 부부가 수천명에 달한다.
“여태껏 기다렸는데도 우린 여자아이가 올지 남자아이가 올지조차 모르고 있다”고 말한 알래스카 앵커리지 거주 랭크포드 부인은 이디오피아에서 아이를 입양하려하는 이유는 남편 제이슨이 한동안 아프리카에서 일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곳에 가정이 없이 버려진 아이들이 너무나 많은 걸 알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발표된 통계에 의하면 미국인들의 해외 입양 건수가 35년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미 국무부는 2016년에 해외에서 입양돼오는 아이들에게 5,372건의 비자를 내주었는데 이는 2015년의 5,648건에 비해 약 300건이 줄었고, 한창 피크였던 2004년의 2만2,884건에 비해서는 엄청나게 감소한 숫자다. 이는 1981년의 4,868건 이후 가장 적은 것이다.
해외 입양이 감소한 이유는 여러 가지다. 해당 국가들이 아동을 해외로 보내기보다는 국내 입양을 장려하면서 자연스럽게 줄기도 했고, 몇몇 나라들은 해외 입양을 이용한 부정부패가 심각해 케이스들이 보류된 상태다. 또 다른 나라들에서는 입양아동 유기 케이스들이 발생하자 보다 엄격한 규제를 가하고 있어 절차가 쉽지 않다.
해외 입양은 미국과 입양아 모국의 법에 의해 통제되고 있다. 그런데 최근 몇 년 동안 미국은 몇몇 국가로부터의 입양을 금지했는데 캄보디아, 베트남, 네팔이 그런 나라들이다. 이유는 아기를 사고 파는 매매와 서류 조작의 증거들이 나왔기 때문이다. 과테말라는 공무원들의 불법행위가 발견된 후 2008년 해외입양을 전격 중지했다.
미 국무부는 해외 입양 건수가 2004년 같은 전성기로 돌아가는 일은 절대 없으리라고 보고 있다. 중국을 비롯한 입양 국가들이 자국 내 아동 복지 프로그램을 개선하고 국내 입양을 권장하는 노력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어떤 나라들은 유엔의 도움을 받아 해외 입양을 줄이고 있기도 하다.
미 국무부의 입양부 디렉터인 트리시 매스큐는 지난 해 입양 문제로 30개국을 방문했는데 많은 곳에서 우려의 소리를 들었다고 말했다. 아기를 데려간 후 보고해야하는 내용을 파일하지 않는 미국인 부모들이 많고, 심지어 입양한 아이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모국으로 돌려보내거나 온라인에 올린 다음 불법 양육권 이전을 하기도 한다는 등의 이야기들이었다.
“국제 입양으로 인한 폐해가 얼마나 심각한지 이루 말할 수 없다”고 매스큐는 말했다.
입양 수출 국가들의 담당부서에서 발생하는 비윤리적 행태가 만연했던 스캔들도 입양 감소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수년 동안 입양이 활발했던 이디오피아의 경우 브로커들이 가난한 마을을 돌아다니면서 부모들에게 거짓 약속으로 아이를 내놓도록 만들곤 했다. 입양시키면 돈이 정기적으로 계속 지급된다거나 아이가 미국에 가서 공부를 마치고 돌아온다는 등의 거짓말이었다.
이런 문제가 폭로된 후 이디오피아에서 미국으로 입양된 아이들의 숫자는 2014년 716명에서 2015년 335명으로, 2016년에는 183명으로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미시건의 그웬과 아론 밴 마넨 부부는 그 문제가 불거지기 전인 2010년 이디오피아에서 아들을 입양했다. 18개월 걸려서 미국으로 데려온 아이는 지금 일곱 살이다. 그때는 너도 나도 이디오피아에서 아이를 입양했다고 회상하는 밴 마넨 부부는 그해 2,511명이 들어왔다고 전했다.
그러나 랭크포드 부부는 문제가 폭로된 2012년 무렵 결혼하고 이디오피아 아이의 입양을 신청했다. 그리고 기다리다 못해 첫 아기를 입양아로 키우려던 계획을 접고 벌써 두 아기를 낳았다. 그동안 입양 신청 및 서류 등의 비용을 조달하기 위해 T셔츠도 팔고 저축해놓은 돈도 썼으며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모은 기금 등 1만7,000달러를 지불한 이들 부부는 아직도 셋째 아이가 될 입양아를 기다리고 있다.
한편 입양 로비단체인 전국입양 카운슬의 행정책임자 척 존슨은 입양 감소의 원인은 미국무부의 규제가 엄격해진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고아들의 숫자는 매년 수백만명씩 불어나고, 입양을 원하는 미국인들의 숫자도 전혀 줄지 않고 있는데 관료 시스템이 아이들의 복지보다 규제에 더 집중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미국은 세계에서 해외 입양을 가장 많이 하는 나라다. 통계에 따르면 2016년 중국에서만 가장 많은 2,231명이 입양되었고, 두 번째로 콩고 공화국에서 359명이 미국으로 들어왔다. 우크라이나가 3위, 한국은 네 번째 입양 수출국이다. 과거 주요 입양 수출국이던 러시아는 정치적 이유로 3년전 문이 닫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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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뉴욕타임스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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