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구조사‘아웃사이더’ 원해 10명 중 9명‘연방정부 운영’불만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질주는 보수층의 기존 정치에 대한 실망감 때문으로 분석된다.
수퍼화요일인 1일 경선 투표에 나선 공화당 유권자들은 텍사스와 버몬트를 제외한 나머지 주에서 정치 경력이 없는 ‘아웃사이더’가 공화당 후보가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질 정도다.
특히 비교적 덜 보수적인 도시인 버지니아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변화에 대한 욕구로 표출되기도 했다. 이날 투표한 유권자 10명중 9명은 현재 연방정부가 운영하는 방식에 불만을 가지고 있거나 분노하고 있었다.
따라서 기성 정치인 보다는 신선하게 느껴지는 아웃사이더를 선호 한다는 것이다. 버지니아의 경우 선거의 가장 큰 관심은 역시 경제와 직업이었다. 출구 조사에 응한 유권자 절반이 이를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고 있다. 이는 다른 주들과도 거의 비슷한 경향을 나타내고 있었다. 이에 따라 이젠 ‘트럼프 대선 후보’라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미국의 기성 정치와 주류 언론이 트럼프를 수개월 동안 ‘자격 미달자’로 비판했지만 중산층 붕괴와 워싱턴 정치에 분노하는 많은 미국인은 갈수록 그를 지지하고 있다. 수퍼화요일 투표에 나선 유권자들의 상당수는 정부에 실망에 투표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공화당 유권자의 20%는 투표 수일 전 어느 후보를 지지할지 결정한 것으로 출구 조사 결과 밝혀졌다. 주별로는 앨라배마, 조지아, 매사추세츠, 오클하호마, 버몬트 주 유권자들이 마지막 순간에 표심을 결정한 것으로 조사됐다. 조지아, 아칸소, 테네시, 텍사스 등 남부 주들의 공화당 유권자들은 투표참여의 이유를 정부에 실망했기 때문으로 밝혔다.
반면 북부 공화당 유권자들은 그다지 연방 정부에 실망하지는 않지만 만족하지도 않는다고 출구조사에서 말했다. 반면 민주당 유권자들 대부분은 힐러리 클린턴이나 버니 샌더스 어느 쪽이 대선 후보가 되더라도 모두 만족스럽다고 대답했다.
또 민주당 유권자들은 공화당 경선 주자들의 민주당 후보에 대한 공격은 잘못된 것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대다수의 민주당 유권자들은 샌더스가 지나치게 진보적이지도 않고 클린턴 역시 충분히 진보적이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한편 텍사스와 버몬트주를 제외한 공화당 유권자들은 아웃사이더 후보를 지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민주당의 경우 매사추세츠와 버몬트는 백인 유권자들이 대부분이었고 앨라배마와 조지아는 흑인이 주를 이루었으며 텍사스는 1/3 이상이 히스패닉계였다. 한편 공화당 일각에서는 선거 초반 트럼프를 저지할 기회가 있었는데 미온적으로 대처하다 놓쳤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실제로 경선 초기 일찌감치 하차한 릭 페리 전 텍사스 주지사나 바비 진달 루이지애나 주지사가 초반 트럼프 공격에 나섰으나, 공화당 내에서 이를 받쳐주지 않아 금세 사그라졌다.
오히려 트럼프 쪽으로 승기가 점차 넘어가면서 트럼프를 향해 유화적인 제스처를 보이는 공화당 의원들까지 늘어나고 있다.
프레드 말렉 전 공화당주지사협회의 금융위원장은 NYT에 “공화당 주류가 영향력 한계에 부딪쳤다"며 “공화당이라는 다양한 그룹을 한 데 묶을 지도자나 기관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런 트럼프의 질주를 막는 방법은 수퍼 화요일의 결과에 따라 공화당 경선 후보의 자진사퇴가 필수적이다. 공화당 내부에서도 일단 극단적이지 않지만 적당한 보수성향의 마르코 루비오(플로리다) 상원의원을 밀고 있는 상황이어서 더욱 그렇다. 현재까지 트럼프의 지지는 확고 부동하지 않은 상태다.
다시말해 50% 지지율을 보인 주가 없었다는 점이다. 미국 정부에 배신감을 갖는 반발 중산층의 지지를 얻기는 하지만 대선 후보로서 힐러리 클린턴과의 한판 승부에서는 승리를 장담하기 힘든 실정이다.
따라서 벤 카슨이나 존 케이식 오하이오 주지사, 그리고 루비오와 2위 다툼을 벌이고 있는 테드 크루즈가 경선 포기를 선언한 다면 이들의 지지표가 루비오에게로 쏠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나머지 2/3 선거에서 트럼프의 대항마로 루비오가 충분한 승산이 있다는 계산이다.
이럴 경우 공화당 입장에서는 이메일과 강사료 등으로 도덕적 흠집이 많은 민주당의 클린턴 후보와 대결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공화당의 여타 후보들이 경선을 포기 하지 않는다면 트럼프의 공화당 대통령 후보는 거의 확실시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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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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