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설 이메일 스캔들·부적절 언행 불구, 샌더스·루비오 뒷심 부족 대세 못 꺾어
▶ 공화당내 트럼프 반감 지도부 고민

1일 플로리다 마이애미에서 열린 민주당 경선주자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지지 캠페인에서 지지자들이 클린턴 장관의 선전에 박수를 보내며 기뻐하고 있다.
미국 대선을 향한 민주·공화 경선에서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부동산 재벌인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가 각당의 선두자리를 굳혀가면서 사실상 양 후보의 경선 승리가 유력시 되고 있다.
따라서 일부 언론들은 힐러리와 트럼프의 본선이 사실상 막을 올렸다고 선언했다. CNN은“힐러리를 위협했던‘사설 e메일 기밀 취급’ 논란도, 트럼프를 궁지로 몰아넣을 수 있는 탈세 의혹도 그들을 쓰러뜨리는 데는 역부족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도“1일 밤 힐러리와 트럼프의 승리 연설은 후보 지명식을 방불케 했다”고 전했다.
결국 2016년 미국 대선은 최초의 여성 대통령을 꿈꾸는 클린턴과 워싱턴 정치의 틀을 깬 최초의 사업가 출신 대통령을 노리는 트럼프의 대결로 치러질 가능성이 높다. 젊은 유권자들 사이에서 신드롬을 일으켰던 샌더스도, 40대 기수론의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45)도 스포트라이트 밖으로 밀려날 위기에 놓였다. 하지만 공화당 지도부는 도널드 트럼프 후보의 대선 경선 승리가 유력해지면서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CNN의 1일 전국 단위 여론 조사 결과에 따르면 트럼프는 본선의 양자 가상 대결에서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과 버니 샌더스 후보 모두에게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힐러리와 양자 대결 시 44% 대 52%로 패배하고, 샌더스와 맞붙을 경우에는 43% 대 55%로 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구나 트럼프는 공화당 주류와는 전혀 철학이 다른 이방인이다. 자유무역을 거부하고, 해외 미군 기지를 폐쇄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공화당의 전통 가치를 거스르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를 둘러싼 공화당 내분이 시작됐다”며 “공화당의 정체성과 근본 가치를 위협하는 트럼프를 지지할 것인지, 거부할 것인지를 놓고 심각한 갈등이 일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근 트럼프가 백인 우월 집단인 KKK단의 전 지도자가 자신을 후원한 데 대해 애매모호한 입장을 보이자 벤 새스(네브래스카) 연방 상원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 등을 통해 트럼프를 보이콧했다. 흑인 연방 상원 의원인 팀 스콧(사우스캐롤라이나)도 성명을 내고 “KKK와 같은 증오 단체를 즉각 거부하지 않는 후보는 공화당을 대표할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
일부 의원은 노골적으로 “힐러리와 트럼프 가운데 택하라면 힐러리에게 표를 던지겠다”고 말하기도 한다. 트럼프에 대한 국민적 거부감도 크다. 월스트리트저널의 최근 조사에서 응답자의 49%가 그에 대해 ‘매우 부정적’이라고 답했다.
트럼프의 카지노 파산 관련 논란, 각종 인종차별적 발언, 자신의 강경한 이민 정책과 어긋나는 불법 이민자 고용 등 부정적인 이슈들이 도마에 오르면 후보 경선 과정에서 보였던 열렬한 지지가 중도층까지 확산하기 어렵다는 게 공화당 지도부의 고민이다.
공화당의 내홍이 확산되면 7월 전당대회는 지도부가 후보를 선출하는 ‘중재 전당대회’가 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구체적으로 밋 롬니 전 대통령 후보나 폴 라이언 하원 의장 등이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민주당 역시 살얼음판이기는 마찬가지다. 힐러리 클린턴은 공화당의 트럼프에게는 이기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마코 루비오나 테드 크루즈 후보와 양자 대결을 펼친다면 모두 패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힐러리는 루비오에게는 47% 대 50%로 뒤지고, 크루즈에게는 48% 대 49%로 간발의 차이로 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 조사에서 힐러리에 대해 39%의 응답자가 ‘매우 부정적’이라고 답했다.
여기에 국무장관 재직 당시 사설 이메일 서버를 이용해 국가 기밀을 주고받은 ‘이메일 스캔들’의 파문이 어떻게 번질지 모른다. 연방수사국(FBI)에서 힐러리 기소를 주장하고 있어 파장이 확산할 가능성이 크다. 또 미국 대사가 사망한 벵가지 사태, 리비아 개입으로 인한 중동 지역 혼란 등 국무장관으로서 직무 수행 능력에 대한 의문도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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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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