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전미주검도협회 김영복 회장
▶ 한국 검도 정체성 지키기

연검제 도장에서 열린 수련회를 마치고 김영복 회장(왼쪽에서 네번째)이 사범들과 기념사진을 찍었다.
“경기가 한창 진행 중인데 심판이 시합을 중지시켰습니다. 한인 선수들이 일본어로 기합을 지르지 않아서 경기를 계속 할 수 없다는 겁니다. 이전에는 없던 일이고 규정에도 반드시 일본말로 기합을 넣어야한다는 규정이 없어요. 일본의 우경화 바람이 최근 미국 검도계까지불어닥친 것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벌어지는 검도 대회에서 일본어만 사용해야 한다는 것은연습하는 도장에서도 일본어 용어를 써야 한다는 의미이다.
도장에서 배우고 수련할 때 쓰지도 않던 용어와 기합을 갑자기 시합에서만 쓴다는 건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한 순간의 틈을 노리며 치고 들어가야 하는 검도 대련이 한창인데 머리 속에서언어를 변환하며 때를 놓치는 건패배로 이어지기 십상이다.
전미주검도협회(All State KumdoFederation)의 김영복 회장은 매달마지막 목요일마다 사범 수련회를갖는다. 오는 25일에도 LA 한인타운에 위치한 연검제 도장에서 수련회가 열린다. 한국검도협회 공인 8단의 ‘대스승’이 이처럼 자주 수련회를 열고 젊은 사범들을 몰아세우는 이유는 한국 검도의 정체성을지키기 위해서다.
“물론 젊은 사범들에게 검도를지도하기도 하죠. 하지만 수련회에서 가장 강조하는 것은 올바른 검도인의 자세입니다. 그중에서도 지도자이며 심판이 되는 사범은 공정한 판정을 내리는 게 아주 중요합니다. 선수가 한인이든, 일본인이든,미국인이든, 배경에 상관없이 실력으로만 판단해야죠. 일본계 대회에서는 한인 선수가 아무리 유효타를올려도 점수가 되지 않는 경우가 분분합니다.” 이전까지 미주 전역에서 벌어지는 공식 검도대회는 거의 ‘올US겐도협회’의 이름으로 열려 왔다. 일본계가 주도하는 이 단체는 하와이를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대부분의 검도 도장을 회원으로 삼고 있다. 일본의 영향이 강하게 작용하는 하와이에는 아예 일본계로 이뤄진 하와이겐도협회(HKF)가 따로 세워져 있다.
김 회장이 지난 2014년 말 설립한 검도협회는 공식명칭부터 일본어인‘ 겐도’ 대신‘ 검도’를 내걸었다.
일본인들이 북미 대륙에 검도를 들여 온 이래 한인 검도 단체가 창립되기는 처음이다.
협회를 세운지 2년째에 들어서는걸음마 단계이지만 벌써 캘리포니아, 뉴욕과 뉴저지, 시카고 등 전국의 한인도장 젊은 사범들이 주축을이뤘다. 최근 백인 등 다미족 회원들이 속속 합류하고 있다.
지난해 8월 광복절에 개최한 대회에는 10대 소녀부터 중년의 남성에이르기까지 백인 선수 30여명이 아이다호를 비롯해 전국에서 출전해기량을 겨루었다. 김 회장은“ 한국인의 정신을 바로 세우며 검도를 미주대륙에 전파하는 일은 변할 수 없는사명”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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