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유권 분쟁 파라셀 군도에 미사일 배치’
▶ 미해군 순시 계속

지난 17일 일본 도쿄에서 미국 태평양 함대 해리 해리스 주니어(가운데 왼쪽) 해군 제독이 일본 도쿄에서 열린 나카타니 겐 일본 방위상과 중국의 남중국해 미사일 배치를 논의한 후 기자들과 만나고 있다.
남중국해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대립이 설전 수준을 넘어 자칫 물리적 충돌을 유발할 수도 있는 상황으로 접어들고 있다.
중국이 필리핀 등과 영유권 분쟁을 빚고 있는 파라셀 군도(시사군도)에 지대공 미사일 포대를 배치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그동안 인접국들이 우려해 왔던 분쟁도서에 대한 중국의 군사화 움직임이 본격화됐다는지적이 나오고 있다.
파라셀 군도 내 우디섬에 대한 중국의 미사일 배치는 인접도서에 대한 추가적인 군사화를 예고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그동안 국제법상 자유항행 원칙을 내세워 남중국해에서 순시활동을 해온 미 해군은 중국의 미사일 배치에 만반의 대응조치를 갖추고 있다면서 함정의 지역 순시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혀 양측 간에 팽팽한 긴장감이 조성되고 있다.
외교 전문지 포린 폴리시는 남중국해에서 미-중 양측이 위기의 시기를맞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미국의 소리(VOA) 방송은 태평양 미군 관계자들을 인용해 미군이중국의 지대공 미사일 배치에 맞서항공기들이 미사일의 열추적 교란장치를 장착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 중국이 배치한 것으로 알려진 HQ-9지대공 미사일을 파괴하기 위한 크루즈 미사일도 갖추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은 지난해9월 미국 방문 중 오바마 대통령에게 영유권 분쟁지역을 군사화하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한 바 있다. 그러나이번 미사일 배치로 그 같은 약속이무산되면서 중국에 대한 불신감과함께 미국도 자체적인 방어조치가 불가피해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국민당 정부 시절인 지난1947년 선포한 이른바 ‘남해구단선’(nine-dash line)을 내세워 남중국해의 80% 이상이 자국 영역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중국의 주장대로 하면 현재 세계해운물량의 25%를 차지하는 핵심 해운로가 그들 수중에 들어가는 셈이다. 주요 해운국인 한국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남중국해의 영유권 분쟁은 뚜렷한타결 전망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악화일로 징후를 보이고 있다. 관련국들이 영유권에 관한 한 한 치의 양보도 허용할 기미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포린 폴리시는 아마도 오는 4~6월로 예정된 유엔 상설중재재판소의 판결이 영유권 분쟁의고비가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있다.
지난 2014년 필리핀의 제소로 진행 중인 중재재판소의 재판은 파라셀 군도의 영유권 분쟁, 그리고 국제영토분쟁 해결에 대한 선례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모으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중국이 제소에 참여하지 않았고, 필리핀에 유리할 것으로 예상되는 재판 결과에 쉽사리승복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만약 재판소가 필리핀에 유리한판결을 내린다면 중국은 물론 미국에게도 쉽지 않은 결단의 순간이 찾아올 것이다. 중국은 주요 대국으로서 국제 규범을 준수하지 않는다는비난에 직면할 것이다. 그러나 현재태도로 미뤄 이를 무시하고 영유권주장과 군사화 등을 강행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을 비롯해 동남아 주변국들이중국과의 대립이나 경제 보복을 감수하면서까지 자국을 압박하지는 못할것이라는 계산을 하고 있다.
주목되는 것은 미국의 입장이다.
재판소의 판결은 강제 집행력이 없다. 따라서 미국이 실제 집행을 위해무력행동에 나설지가 관건이다. 필리핀과 베트남 등 관련국들은 만약 판결이 내려지면 미국이 국제법 집행을위해 새로운 영역 경계선을 수호해야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미국의 입장이 곤란해질 수밖에 없다.
실력으로 법집행을 강행할 경우중국과 물리적 충돌 가능성도 있다.
그렇다고 중국의 움직임을 방관하다가는 지난 70년간 유지돼온 평화적인 국제 항행이 위험에 처하게 됐다는 인접국들로부터 비난에 직면하게될 것이다.
중국의 미사일 배치가 알려지면서이미 미국 내에서도 대중 강경책을주문하는 목소리가 높다.
미국은 일단 아세안 등을 상대로대중압박 외교전을 펴고 있으나 아세안 회원국들 사이에도 의견일치가안 돼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라오스, 캄보디아, 태국 등은 중국의 압력으로 아세안이 일치된 목소리를내는데 반대하고 있다.
중국이 분쟁도서를 군사화함으로써 기선을 제압, 미국으로서 대응책이 마땅치 않다는 분석도 있다.
세계 도처에서 중국과 영향력 확대를 놓고 갈등을 빚고 있는 미국. 갈수록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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