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정보기술(IT) 중심지인 샌프란시스코 권역의 부동산이 최근 수년간 폭등해 2000년 닷컴 버블 붕괴 직후처럼 머지않아 조정 국면을 맞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다우존스 산하 시장분석 매체 마켓워치는 9일 캘리포니아 주 어바인의 존 번스 부동산 컨설팅과 샌프란시스코의 부동산 중개업체 퍼시픽 유니언의 자료를 인용해 이렇게 전했다.
자신의 이름을 딴 부동산 컨설팅업체의 최고경영자(CEO)인 존 번스는 "샌프란시스코 베이(만·灣) 지역은 조정 국면에 들어갈 것 같아 주의 대상에 올려놓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샌프란시스코가 하이테크와 인터넷 경제의 중심지이기 때문에 주거비가 비싸고 세계에서 살기에 가장 돈이 많이 드는 지역인 것은 당연하지만, 최근 주택 가격과 임대료 인상은 주로 투기에 의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부유하고 나이가 많은 구매자들이 샌프란시스코에 부동산을 사거나 거주하고 싶어하며 그 이유가 투자 목적인 경우가 많다며 이 때문에 가격이 폭등했다고 설명했다.
번스는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에서 모기지 없이 현금으로 부동산을 사는 구매자들 중 3분의 1이 순전히 투자 목적으로 이를 구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가격 조사업체 질로닷컴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의 집값 중간값(미디언)은 2012년 초 67만 달러(8억 원)에서 올해 2월 112만 달러(13억4천만 원)로 67%가 넘게 뛰었다. 최근 1년간만 따져도 상승률이 14%였다.
투자조사기관 피치 레이팅스는 베이 지역 주택 가격이 2015년 3분기에 사상 최고 수준으로 올랐으며 이는 2005년의 전고점 대비 10% 이상 높고 최근 저점인 2012년 초와 비교하면 62% 높다고 지적하면서, 현재 베이 지역 집값이 펀더멘털 대비 16% 과대평가돼 있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급격한 집값 상승은 닷컴 버블 붕괴 직전인 1997∼2000년 이후 베이 지역에서 처음이라고 피치는 지적했다.
첨단 IT산업의 중심지인 샌프란시스코는 수년 전부터 미국 뉴욕 맨해튼을 제치고 미국에서 부동산 가격과 임대료가 가장 비싼 지역이 됐다.
단독주택·아파트 임대료와 집값은 이미 2013년에 맨해튼을 추월했고, 작년 4분기에는 사무실 임대료도 맨해튼을 뛰어넘었다.
도심이나 시내만 따지지 않고 교외까지 감안하면 샌프란시스코 권역과 뉴욕 권역의 부동산 가격 격차는 더 벌어진다. 샌프란시스코 교외인 실리콘밸리도 부동산 가격과 임대료가 엄청나게 높기 때문이다.
올해 1월 부동산 정보 서비스 점퍼닷컴에 따르면 방 1개짜리 단독주택·아파트의 월 임대료는 샌프란시스코가 3천500 달러(420만1천 원)로 미국 대도시 중 1위였고 뉴욕 맨해튼이 3천220 달러(386만6천 원), 보스턴이 2천340 달러(280만9천 원), 오클랜드가 2천210 달러(265만3천 원), 새너제이가 2천200달러(264만1천 원)로 각각 2∼5위를 차지했다.
이 중 4위 오클랜드와 5위 새너제이는 1위 샌프란시스코의 위성도시다. 미국에서 월세가 가장 비싼 대도시 5개 중 3개가 샌프란시스코 권역에 집중돼 있는 것이다.
우편번호 단위로 세분해서 따질 때 미국에서 집값이 가장 비싼 동네로 2013∼2015년 3년 연속으로 꼽힌 애서튼도 샌프란시스코 권역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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