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소속 출마시 공화·민주 양분 대선구도 요동칠 가능성
▶ 보수·진보 색채 모두 가져 고정표 흡수 한계 지적도

미국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EPA)
마이클 블룸버그(73) 전 뉴욕시장이 미국 대선 출마를 검토하고 있다고 8일 밝혔다.
블룸버그 전 시장은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출마 여부와 관련한 질문에 "모든 선택지를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블룸버그의 출마설이 끊임없이 나돌기는 했지만, 본인이 직접 출마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블룸버그는 "(미국 공화당과 민주당 후보들의) 담화와 토론 수준이 비참할 정도로 따분해 유권자들을 화나게 하고 모욕하고 있다"며 미국 시민은 더 나은 상황을 마주할 자격이 있다고 강조했다.
출마 선언 시기와 관련해 그는 3월 초에 유권자들의 투표용지에 자신의 이름을 올릴 필요가 있을 것이라며 양당의 후보자들이 하는 얘기와 프라이머리(예비선거) 유권자들의 표심을 잘 살펴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블룸버그의 무소속 출마설이 본격적으로 피어오른 것은 지난달부터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달 23일 주변 인사들의 말을 인용해 블룸버그가 측근들에게 '대권 계획'을 짤 것을 지시했고 대선을 위해 "10억 달러(약 1조2천억원)를 쓰겠다"는 말을 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가 '제3의 후보'로 나서면 공화당과 민주당으로 양분된 기존 대선판이 요동칠 가능성이 있다.
그가 출마하면 공화와 민주 양당 후보의 표를 잠식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어느 쪽의 표를 더 가져올지 의견이 갈리지만, 블룸버그가 총기규제와 환경 문제 등에 진보적인 태도를 보인다는 점에서 민주당이 더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FT는 전망했다.
일단 공화당의 유력주자인 도널드 트럼프는 블룸버그의 출마가 "매우 기쁜 일"이 될 것이라며 환영의 입장을 보이고 있다.
반면 민주적 사회주의자를 자처하는 민주당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미국이 "민주주의에서 과두정치로 옮겨갈 것"이라며 블룸버그 출마에 반대한 바 있다.
그러나 무소속 후보가 대선에서 당선된 전례가 없다는 점은 블룸버그의 대선 레이스의 발목을 잡을 요인이다.
월가와 가까우면서도 총기 규제를 지지하는 등 블룸버그가 보수와 진보의 양쪽 색채를 모두 가졌다는 점에서 양쪽의 고정표를 흡수하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실제로 블룸버그가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를 앞두고 그의 조직 등을 동원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공화당 성향 유권자의 블룸버그 지지율은 9%에 그쳤다. 민주당 유권자들의 지지율도 17%로 그리 높지 않았다.
블룸버그는 자신의 이름을 딴 블룸버그통신을 세계적 미디어 그룹으로 키운 기업인이자 억만장자로 2002∼2013년 12년간 뉴욕시장을 지냈다.
원래 민주당원이었으나 2001년 공화당으로 당적을 바꿔 뉴욕시장에 당선됐고 2009년 3선 도전 때는 무소속으로 또 적을 바꾼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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