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헌법학자들 “미국 땅에서 태어나야 미국인”, 트럼프 “민주당이 소송할 것”
미국 공화당의 유력 대선주자로 급부상한 테드 크루즈(텍사스) 상원의원이 곤혹스러운 질문에 직면했다.
캐나다에서 태어난 그가 과연 미국의 대통령이 될 자격이 있는가가 그것이다.
크루즈 의원은 1970년 캐나다 캘거리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쿠바인이지만 어머니가 미국인이어서 캐나다 국적과 함께 미 국적도 자동으로 취득했다.
2012년 상원의원이 되면서 캐나다 국적은 포기했다.
그런 그에 대해 경쟁자인 도널드 트럼프가 최근 "공화당원들은 '대통령 당선 후 2년가량 법원에 묶여 있어야 하는 후보를 원하는가' 자문해 봐야 한다"며 자격 시비를 제기했다.
그가 13일 다시 이 문제를 제기했다. 트위터에 "서글프지만, 크루즈는 자격에 관한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면 공화당 경선에 계속 나설 길이 없다"며 "민주당이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몰아세웠다.
크루즈 캠프로서는 여기까지는 정치 공세로 치부하면 그만이다. 하지만, 비슷한 주장을 펼치는 법학자들이 늘고 있는 게 문제다.
메리 맥마나몬 와이드너대학 로스쿨 교수가 이날 워싱턴포스트에 기고한 칼럼에 "크루즈는 '미국인'(a natural-born citizen)이 아니어서 미국의 대통령이나 부통령이 될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헌법 전문가다. 미국 헌법은 이 부분과 관련해 "'미국인'(a natural born citizen)을 제외한 누구도 대통령이 될 자격이 없다"고 명확히 적시하고 있다.
로런스 트라이브 하버드 로스쿨 교수도 최근 보스턴글로브에 "크루즈는 자격이 없을 것"이라며 "미국 땅에서 실제 태어난 사람만이 '미국인'이기 때문에 부모가 둘 다 미국인이라도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내추럴 본'(natural born)이라는 개념은 관습법의 전통에서 나왔으며 이 전통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태어난 나라"라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크루즈 측은 일부 법학자들을 인용해 "크루즈 의원의 어머니가 미국인이기 때문에 출생 당시부터 미국인"이라고 주장해왔다.
미 법원은 지금껏 이 문제에 대해 판단을 내린 사례가 없다.
미 언론은 크루즈가 만약 공화당 대선 후보로 지명되면 이 문제가 결국 대법원까지 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 태생이 아니라는 억지 주장을 폈던 존 매케인(공화·아리조나) 상원의원은 "크루즈의 시민권 문제를 조사해볼 필요가 있다"고 가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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