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물 고르는 일 심리학 깊게 작용
▶ 하찮아도 눈에 보이는 선물 선호
선물의 계절이다. 해마다 이맘때면무슨 선물을 고를까 하는 스트레스가 엄습해 온다.
가족이나 친지는 그렇다 치고 직장 상사나 고객에게 줄 선물을 고르려면 여간 고민이 아니다. 해마다 어김없이 찾아오는 똑같은 고민을 시원하게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월스릿트 저널이 연말을 맞아 ‘좋은’선물 고르는 요령을 심리적인 근거를바탕으로 제시했다.
◆심리를 알면 선물이 보인다
‘ 핵심’이 되는‘ 큰’ 선물을 초콜릿이나 캔디 등 ‘작은’ 선물과 함께 포장해 전달하면 상대방을 위해 고르고 고른 ‘큰’ 선물에 대한 감사함이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선물을 고를때 상대방의 관심사를 파악하기 위해 무척 노력하지만 오히려 선물 전달자의 관심사가 반영된 선물을 전달하면 더욱 친밀한 관계가 형성된다.‘ 썸’을 타는 남녀가 관계를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키고 싶다면 여성보다 남성에게 주는 선물에 더 신경을써야 한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던 선물과 관련된 상식과 모두 반대다. 그동안 우리는 잘못된 선물을 고르기 위해 시간과 노력을 허비했던 것일까?‘선물 전문가’들에 따르면 선물을 고르는 일에도 심리학이 깊게 작용하는데 우리가 이점을 간과했던 것이다.
◆너에게‘ 나’를 보낸다
심리학자들이 선물을 주고 받은 뒤의 상대방에 대한 감정을 조사하기위해 대학생 122명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한 그룹은 자신이 좋아하는 음원을 상대방에게 선물하도록했고 다른 그룹은 상대방이 좋아할것으로 생각되는 음원을 선물하도록지시 받았다. 실험 결과 놀랍게도 자신이 좋아하는 음원을 선물한 그룹에서 선물 전달자는 물론 선물을 받은 사람도 모두 상대방에게 높은 친밀감을 느끼게 됐다고 답했다.
이같은 실험 결과는 지난 9월 ‘실험사회심리학저널’ (Journal of ExperimentalSocial Psychology)에 소개됐다. 실험 참가자 중 한명인 라라 앳킨 브리티시 컬럼비아대학 조교수는실험 결과를 직접 실천해 봤다. 앳킨교수는 최근 형제중 한명에게 생일선물로 그녀가 즐기는 프랑스 식당상품권을 선물로 전달했다. 평소 햄버거 등 캐쥬얼 식당 단골 고객임에도 불구하고 형제는 앳킨 교수가 추천한 식당에서 프랑스식 스테이크를먹을 생각을 하며 선물을 매우 마음에 들어했다고 한다.
◆많다고 좋은 것 아니다
선물을 줄 때는 많음이 화를 불러올 수 있다. 큰 선물을 하면서 가끔작은 선물을 곁들이면 선물이 제 빛을 발휘하지 못한다. 예를 들어 유럽브랜드의 고급 냄비 세트를 선물하면서 국자나 주걱 등을 슬쩍 집어넣는 경우다. 선물을 받는 사람은 무의식적으로 상자에 들어있는 선물들의평균 가치를 계산하는 경향이 있기때문에 ‘싸구려’ 주걱 때문에 고급 냄비의 가치가 떨어지게 된다.
2012년‘ 컨수머 리서치 저널’ (ConsumerResearch Journal)에 이같은심리를 증명하기 위해 실시된 실험결과가 보고됐다. 여러 실험 중 한실험은 54명의 소비자를 대상으로MP3 구입에 대한 반응을 묻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MP3만 제공될 경우소비자들은 평균 약 242달러를 지불할 의향이 있다고 한 반면 1회 무료음원 다운로드 서비스까지 포함된MP3에는 오히려 약 177달러를 쓰겠다고 답했다. 소비자들의 좋은 반응을 기대했던 무료 서비스가 ‘사족’이돼 주요 상품의 가치를 떨어뜨린 결과다.
◆여자보다 더‘ 까칠한’ 남자
여성이 남성에게 줄 선물을 고를때 더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만약이제 막‘ 썸’을 타기 시작한 관계라면더욱 그렇다. 마음에 들지 않는 선물을 받았을 때 여성과 남성이 각기 다른 반응을 보이기 때문이다. 2008년저널‘ 사회 인지’ (Social Cognition)에따르면 데이트를 막 시작한 커플을대상으로 선물을 주고 받은 뒤의 반응을 조사한 실험이 진행됐다.
여성의 경우 마음에 드는 선물을받았을 때나 실망스런 선물을 받았을 때 한결같이 덤덤한 반응을 보였다. 여성들은 선물의 제공한 남성과의 앞으로의 관계가 실망스런 선물을받았다고 해서 나빠질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반면 남성들은 마음에 들지 않은 선물을 받은 뒤 까칠한면을 여실히 드러냈다.
남성들은 실망스런 선물을 준 여성에게 동질감을 느끼지 못해 향후 관계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반응이 많았다.
실험을 진행한 엘리자베스 던 블리티시 컬럼비아대학 심리학 교수는“남성의 선물을 고를 때 해당 남성과의 동질감을 먼저 파악해야 한다”며“남성이 선물을 제공하는 여성과 동질감을 느낄 수 있는 선물이 남녀 관계 형성에 매우 이상적”이라고 월스트리트 저널과의 인터뷰에서 강조했다. 함께 즐기는 취미가 있다면 그 취미와 관련된 선물이 제격이다.
평소 남편과 자전거를 함께 타는교수는 남편에게 산악용 자전거를 선물한 뒤 남편의 사랑을 듬뿍 받았다고 한다.
◆선물은 보여야 최고
선물은 아무리 하찮은 것이라도 보이고 만질 수 있는 것이 최고다. USC경영대 리사 카바노프 조교수는 “선물을 받는 사람들의 심리는 보잘 것없더라도 눈에 보이는 선물을 선호한다”고 월스트리트 저널과 인터뷰에서강조했다.
카사노프 교수팀은 약 245명을 대상으로 6가지 종류의 선물중 친지에게 줄 선물을 고르는 실험을 실시했다. 3가지 선물은 여행용 머그, 고급펜, USB 드라이브 였고 나머지 3가지는 자선 단체 기부권이었다.
실험 참가자들 중 약 40%가 주변인에게 줄 선물로 눈에 보이지 않는기부권을 집어들었다. 그러나 기부권선물을 받은 사람들의 반응은 선물제공자의 기대와 정반대였다. 카사노프 교수에 따르면 기부권 선물을 받은 사람은 제공자가 제공자의 선행보다 제공자 자신을 부각시키려는 것처럼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기부권 선물을 받은 한 부인은“ 남편이 나보다세상을 더 챙기는 것 같아 속상하다”는 반응을 교수에게 보였을 정도다.
◆받을 때보다 줄 때 행복 2배
선물은 받을 때보다 줄 때 더 높은행복감을 ‘선물’로 제공한다. 이같은감정은 어른이나 아이나 할 것없이동일하게 나타난다. 앳킨 교수와 던교수가 2012년 20여명의 아동을 대상으로 실시한 실험에서 선물을 다른 사람에게 줄 때 더 행복하다는 답변을 받아냈다. 교수진에 따르면 전기와 수도가 공급되지 않는 남태평양외딴 섬의 아이들도 같은 반응을 보였다.
어른도 마찬가지다. 교수팀이 이보다 앞선 2008년 16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보너스를 지급받았을 때와 지급받은 보너스로 남에게 줄 선물을구입했을 때, 또는 자선 단체 일부 기부했을 때의 행복 지수를 조사했다.
조사 결과 보너스 지급액과 상관없이 대부분의 성인이 선물 구입이나기부시 행복감을 더 느낄 것 같다고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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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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