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슨·크루즈는 패자…트럼프 전반 ‘선전’ 후반 ‘저조’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5차 토론회(AP)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5차 TV토론회에서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와 마르코 루비오 플로리다 상원의원이 승자로 떠올랐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5일 보도했다.
루비오 의원과 대립각을 세운 테드 크루즈 텍사스 상원의원, 신경외과 의사 출신 벤 카슨은 저조한 성적표를 받았고 선두주자 도널드 트럼프에는 전·후반 엇갈린 평가가 나왔다.
이날 CNN방송 주최로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부시 전 주지사는 경선 대표주자 트럼프를 물고 늘어진 거의 유일한 후보였다.
부시 전 주지사는 모든 무슬림의 미국 입국 금지 등 트럼프의 극단적 주장에 대해 눈에 띄게 비판해 눈길을 끌었다.
경선 내내 5% 미만의 저조한 지지율을 반전시킬 기회를 잡고자 전략적으로 1위 주자를 물고 늘어진 것으로 분석됐다.
WP는 부시 전 주지사에 대해 "패기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면서 "트럼프에 맞선 유일한 후보였다는 점에서 중요한 신뢰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부시 전 주지사가 이번 토론으로 지지율을 대폭 끌어올리기에는 너무 늦었다는 분석도 있었다.
루비오 의원도 승자 중 하나로 꼽혔다.
루비오 의원은 자신과 2, 3위 경쟁을 벌이는 크루즈 의원과 이민개혁, 국가안보국(NSA) 개혁 문제를 놓고 날 선 신경전을 벌였다.
루비오 의원은 크루즈 의원이 오바마 정부 주도의 NSA의 개인 통신기록 도·감청 금지 법안에 찬성표를 던진 것을 거론하면서 "정부의 테러리스트 추적 능력을 약화시켰다"고 비판했고, 크루즈 의원은 "새 법(미국자유법)이 테러리스트들이 사용하는 휴대전화나 다른 기술에 접근을 더 쉽게 할 수 있다"고 맞섰다.
WP는 "루비오 의원은 이번 토론회에서 타고난 토론자라는 사실을 다시 입증했다"며 "통제력과 안정감은 물론 해박한 지식도 뽐냈다"고 평가했다.
루비오 의원과 맞붙은 크루즈 의원은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크루즈 의원은 NSA와의 토론을 잘 끝내지 못했고 전반적으로 기대에 못 미친 토론을 벌였다고 WP는 지적했다.
카슨 역시 뚜렷한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다.
카슨은 한때 지지율 면에서 트럼프에 맞설 강력한 경쟁자로 치고 올라갔지만 이후 안보 문제 등에서 약한 모습을 보이며 지지율이 하락했다. 이런 측면에서 카슨에게는 강력한 '한방'이 필요한 시점이었다.
카슨은 외교 정책과 국가 안보에 대한 질문에 많은 말을 쏟아냈지만 의미 있는 말은 드물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WP는 "카슨이 걸출한 의사라는 사실에는 이견이 없지만 정치적으로 매우 좋은 후보가 아니라는 것에도 반박의 여지가 없다"고 꼬집었다.
트럼프의 경우 토론 전·후반의 평가가 엇갈렸다.
그는 토론 초반에는 자신을 향한 공격에 냉정함을 잃지 않았고 "당신들은 매우 행복해질 것이다" 등의 상투적인 표현도 피했다.
WP는 "초반 한 시간은 지금까지 트럼프가 한 토론 가운데 최고였다"고 평가하기도 했지만 트럼프의 선전은 전반에서 끝났다.
그는 토론회가 후반으로 접어들자 부시 전 주지사의 공격에 민낯을 드러냈다.
자신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는 공격이 이어지자 트럼프는 "나는 지지율이 42%이지만 당신은 3%"라며 부시 전 주지사의 약점인 낮은 지지율을 거론하는 등 감정을 자제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WP는 전했다.

공화당 대선 후보 5차 토론회(EPA)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