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 남서부의 이슬람 사원에서 '예수(Jesus)'라고 쓴 낙서가 잇달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누군가 사원 인근에 가짜 수류탄을 버려 놓고 가기도 했다.

14일 AP통신과 CNN방송 등에 따르면 전날 호손에 위치한 '아흐마디야 무슬림 커뮤니티' 사원 인근에서 수류탄으로 추정되는 물체가 발견돼 폭발물 해체반이 출동했다.

사원 펜스에는 흰색 페인트로 '예수'라는 문구가 큼지막하게 적혀 있었다. 조사 결과 수류탄은 플라스틱 모형으로 드러났지만, 사건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경찰은 인근의 '호손 이슬람 센터' 건물 앞에 '예수만이 길(Jesus is the way)'이라는 문구가 낙서돼 있다는 신고를 받았다.

지역 경찰과 미 연방수사국(FBI)은 두 사건이 지난 밤 사이 일어난 증오 범죄로 보고 함께 수사를 진행 중이다.

FBI 관계자는 "책임이 있는 개인이나 단체를 밝혀내고 종교적 편견에 의한 사건인지 범행 동기를 살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흐마디야 사원 관계자는 "이런 행동은 무지와 두려움에서 비롯된다"며 "평화적인 대화를 통해서만 이 같은 종류의 증오 범죄를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경찰은 이달 초 샌버나디노 총격 사건 이후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지역 이슬람 단체들과 더욱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11일에는 캘리포니아 팜 스프링스의 한 이슬람 사원에 불이 나 건물 로비가 훼손됐다. 경찰은 23세 남성을 용의자로 보고 체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