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여동생’에서 실력파 싱어송라이터로 자리매김하는 듯 했던 가수 아이유(22)가 전날 불거진 무단 샘플링 논란에 이어 또 한 번 발목이 잡혔다.
이번에는 소설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의 주인공 ‘제제’를 소재로 가사를 쓴 ‘제제’가 문제가 됐다.
5일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를 펴낸 출판사 동녘은 페이스북에 ‘아이유님. 제제는 그런 아이가 아닙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지난달 23일 아이유가 앨범 발매를 기념해 스물 셋 동갑내기들을 모아 놓고 했던 공연 ‘한 떨기 스물셋’에서의 발언을 옮겨 놓은 인터뷰가 발단이다.
동녘은 아이유가 "제제는 소설 속 라임오렌지나무인 밍기뉴의 관점에서 만들었고 제제는 순수하면서 어떤 부분에선 잔인하다. 캐릭터만 봤을 때 모순점을 많이 가진 캐릭터다. 그렇기 때문에 매력 있고 섹시하다고 느꼈다"는 인터뷰를 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고작 다섯 살, 아동 학대의 피해자인 제제를 성적인 대상으로 삼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한 떨기 스물셋’ 현장에서 느낀 아이유 발언의 뉘앙스는 분명 달랐다. 말을 글로 옮기는 과정에서 생기는 왜곡을 최소화하기 위해 문장의 매끄러움은 포기하고 현장의 발언을 그대로 옮긴다. 이날 아이유는 동갑내기 관객들과 합의해 반말로 공연을 진행했다.
"근데 내가 ‘제제’를 쓸 때 진짜 재밌게 썼거든. 제일 재밌게 쓴 노래야. 가사를 쭉쭉 썼어. 너무 재밌게.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의 그 제젠데. 제제도 되게 모순을 가진 캐릭터야. 소설에서 묘사되기도 어떤 단락에서는 ‘이 천사 같은 아이야’ ‘빛나는 마음씨를 가진 아이야’하다가도 ‘너 같은 악마는 처음 본다’ ‘구제불능이다’ 이렇게도 묘사되고. 제제 스스로도 그런 모습, 너무 순수한데 또 잔인해. 너무 장난기가 많아서 사람들한테 어쨌든 미움 받을 짓을 하기도 하는 거야. 그게 소설 안에서는 어린 아이니까 완전 꼬맹이니까 말이 되는 이야기지. 그냥 제제라는 캐릭터만 봤을 때는 모순을 많이 가지고 있는 캐릭터고. 그래서 굉장히 매력 있고, 뭐랄까. 그, 내가 어린 제제한테 하는 얘기가 아니야! 제제가 가진 성질에 대해서 섹시하다고 느꼈어. 내가 그 아이의 두 가지 모습에서 막 휘둘리고 그런데도 불구하고 얘를 계속, 이 아이를 응원하고 사랑하잖아 소설을 읽을 때. 어마어마한 매력을 가진 캐릭터라고 생각했거든. 내가 밍기뉴가 돼서 밍기뉴 시점에서 제제에게 하는 말이야. 좀 가사를 보면 좀 재밌어. 내가 생각을 좀 많이 하고 썼어 이거. 해석의 여지를 많이 열어두고 쓴 곡이거든."(아이유)
이날 아이유는 분명 "그, 내가 어린 제제한테 하는 얘기가 아니야!"라고 황급히 덧붙였다. 동녘이 지적한 대로 "다섯 살 제제를 성적대상으로 삼았다는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이 뿐 아니라 동녘은 또 ‘넌 아주 순진해 그러나 분명 교활하지’ 등 ‘제제’의 가사를 언급하며 "학대를 받고 상처로 가득한 아이 제제를 교활하다고 하는 것은 잘못된 해석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동녘이 같은 글에서 "물론 창작과 해석의 자유는 있다"고 언급했듯, 아이유가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를 "지금도 상처받고 있을 수많은 제제들을 위로하기 위한 책이기도 하다"는 작가의 의도대로 읽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아이유의 ‘제제’는 "제제가 가진 성질에 대해서 섹시하다고" 느껴 특정한 성질에서 모티브를 딴 2차 창작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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