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라델피아의 한 식당 테이블에 부착된 ‘노팁’ 안내 문구(AP)
최근 미국에서 최저임금 인상 움직임이 확산하면서 팁을 받는 관행을 없애는 식당도 점차 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3일 보도했다.
미국에서의 팁 문화는 손님이 종업원에게 서비스의 대가로 주는 자발적 개념의 봉사료가 아니라 반강제적으로 지불해야 하는 추가 요금 개념이 돼 버린 지 오래다.
따라서 미국 내에서 이러한 팁 관행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던 참에 마침 근로자들의 시급을 최고 15달러(약 1만8천원)로 인상하는 움직임이 최근 각 주로 확산하면서 팁 문화 개선 논의도 활발해지고 있다.
일례로 지난해 6월 미국에서 최초로 시간당 최저임금을 15달러로 인상을 공식화한 워싱턴주 시애틀의 경우 음식 가격을 인상하고 대신 팁을 음식값에 모두 포함한 메뉴판을 선보이는 식당들이 하나둘씩 늘어나고 있다.
음식 가격을 21% 인상하고 대신 팁을 없앤 시애틀의 유명 씨푸드 레스토랑 ‘아이바스’(Ivar’s)가 대표적이다.
이 레스토랑의 밥 도니건 공동대표는 팁 때문에 "애초부터 식당 주방에서 일하는 직원들과 서빙을 하는 직원들 사이에 임금 불평등 문제가 있었다"고 말했다.
서빙 직원들은 팁을 받는 덕택에 주방 직원들보다 실질적으로 임금이 배 가까이 많았다.
하지만, 팁을 없애고 대신 음식 가격을 인상함으로써 직원들 간 임금 불평등도 해소하고 최저임금 인상분도 충당할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
뉴욕 맨해튼의 고급 식당 더트캔디도 음식값에 20%의 수수료를 포함시키고 팁을 없앴다.
어맨다 코언 더트캔디 대표는 "우리 식당의 ‘노팁’(no tip) 정책에 대해 문의하는 다른 업주들의 전화가 물밀듯 걸려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식당들도 이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안 그러면 어떤 방법으로 최저임금 인상분을 충당하겠느냐"고 주장했다.
하지만 역풍을 우려하는 시각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종업원들 사이에서는 이런 ‘음식 가격 인상+노팁’ 정책이 실제 최저임금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나오고, 손님 입장에서도 음식값이 오른 것 자체에 불만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세계 많은 나라에서 봉사료 등을 음식 가격에 포함해 매기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미국은 팁 문화가 여전히 깊게 뿌리박혀 있어 하루아침에 이런 문화를 바꾼다는 것이 쉽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미국식당협회의 크리스틴 페르난데스 대변인은 "팁 문화는 여전히 미국 외식산업계로 노동자들을 끌어들이는 요인이 되고 있다"면서 이러한 관행 폐지에 대한 반감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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