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월 교황방문 특수 기대 주민들... 필라델피아 주택임대 광고 한창
▶ 시내 호텔객실 6만5,000개... 최대 200만명 방문객 예상
드류 앨리슨의 베드룸.
필라델피아 주민 드류 앨리슨은 9월 교황 방문 중 자신의 1 베드룸 아파트를 행사가 열리는 1주일 동안 임대해 주려고 광고 중이다. 임대료는 1주 1만달러인데 협상의 여지는 있다고.
필라델피아의 역사적인 저먼타운 지역에 1898년에 지은 방 4개짜리 주택을 소유한 데이미엔 배쉬는 요즘 9월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정교한 돌조각과 아름다운 하드우드 마루바닥을 깐 이 19세기 건축양식의 자택을 9월로 예정된 프란치스코 교황의 첫 미국방문에 맞춰 1주 동안 단기 임대시장에 내놓은 것이다. 교황은 9월 하순 한주 동안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열리는‘제8차 세계가정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9월25일부터 27일까지 필라델피아에 머물 것으로 알려졌다.
배쉬가 부르는 임대료는? 1주 1만5,000 달러, 하룻밤 2,142 달러 꼴로 7일간 빌려주는 가격이다.
무엇을 근거로 산출한 가격일까? “다른 사람들이 부르는 가격을 참조했지요”
올 가을의 ‘교황 특수’를 노리는 기회주의에 필라델피아가 꽉 잡혀있는 듯하다. 일부 주민들은 자택의 1주 임대료를 3만 달러까지 부르고 있다. 크레이그리스트(Craigslist)와 에어비앤비(Airbnb)의 광고를 통해 이들은 이 인구 150만의 도시에 그 기간 동안 넘쳐날 150만에서 200만으로 추산되는 방문객들이 부동산 임대시장에 ‘9월의 크리스마스’ 특수를 선사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배쉬는 아직 오퍼는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필라델피아 서쪽 코츠빌 지역의 4베드룸 자택을 1주 1만5,000 달러에 내놓은 재키 스미스도 아직 아무 연락을 받지 못했다. “난 큰 욕심내는 것 아니예요. 자신들이 감당할 수 있는 액수를 부르면 협상할 겁니다”
인근 호텔들은 예약이 완전히 끝난 상태라며 센터시티 필라델피아의 3베드룸 타운하우스의 소유주는 크레이그리스트에 1주 1만5,000달러 임대광고를 냈다. 필라델피아 북쪽 글렌사이드의 4베드룸 하우스는 1주 임대료로 3만 달러를 부르고 있다.
센터시티의 1베드룸 아파트가 1만 달러인데 비해 필라델피아에서 19마일 떨어진 웨인의 4베드룸 하우스는 6,000달러에 나와 있다. 물론 모두 단 1주일 동안의 임대료다.
세계가정대회 사무국장 도나 파렐은 대회 참가자들을 위한 ‘합리적 가격’의 숙박시설을 찾느라 고심 중인데 캠프장과 사원등도 고려하고 있다.
민박 프로그램 ‘호스트 어 패밀리(Host A Family)’에 500명이 민박을 제공하겠다고 신청은 했지만 그보다 훨씬 많은 신청자가 절실한 상황이다. 필라델피아 반경 120 마일내의 가정으로 ‘약간의 실비요금’을 받을 것으로 주최 측은 권유하고 있다.
주최 측의 권유대로 대부분 민박 제공자들은 1일 40달러에서 100달러의 요금을 받으려 하는데 일부는 1일 200달러를 원하기도 한다.
광고를 통한 수천수만 달러의 임대료에 대해 파렐은 “난 통제권한이 없긴 하지만 도대체 왜 그처럼 엄청난 가격을 부르는지 이해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호스트 어 패밀리’는 여행 웹사이트 ‘홈스테이(Homestay)’를 통해 제공되는데 홈스테이 측은 민박제공자로부터 10%의 수수료를 받고 있다. 홈스테이의 앨런 클락 대표는 렌트요금 책정은 자유라면서 “수요공급의 원칙에 따라 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수퍼마켓 계산대에 줄을 섰다가 민박제공자 1명을 ‘모집’한 파렐은 일부 사람들은 돈 받기를 원치 않는다고 했다. “그들이 묻는 것은 두 가지였어요 - 첫째,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요? 둘째, 교황님을 만날 수 있을까요?”
매 3년마다 “가족의 핵심가치를 재확인하기 위해” 개최되는 세계가정대회가 마지막으로 열린 것은 2012년 이탈리아 밀란에서였는데 당시 100만 인파가 모여 들었으며 그 지역 주최 측은 5만개의 베드를 제공했었다. 미국에서 이 대회가 개최되는 것은 이번 필라델피아가 처음이며 교황은 9월26일 가족 페스티벌에 참석한 후 27일 벤자민 플랭클린 파크웨이에서 미사를 집전하게 된다.
필라델피아에서 이처럼 고액의 임대료 광고가 성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3년 US오픈 골프대회가 열렸을 때도 메리온 골프클럽 인근주택들이 1주 임대료로 2,000 달러에서 2만 달러까지 불렀었다.
그러나 교황의 존재감은 골프와 비교할 정도가 아니다. 올 가을 필라델피아는 머물 곳을 찾는 수천수만의 방문객들로 인사인해를 이룰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저먼타운에 거주하는 배쉬가 교황 방문 소식을 들었을 때 제일 먼저 떠오른 생각은 “호텔이 충분하지 않은데…”였다. 필라델피아 시 반경 60마일 내의 호텔 객실 수는 6만5,000개로 집계되고 있다. 그 뒤 크레이그리스트에 올라오는 “천문학적 숫자”의 임대료를 본 배쉬는 자신의 집을 1주 1만5,000달러에 내놓고 추이를 지켜보기로 했다.
제약회사에 근무하는 배쉬(45)는 자신의 집엔 수영장도 있고 상하지 않는 음식들도 구비해놓을 예정이라면서 10명은 충분히 체류할 수 있는 집이니 “잘 따져보면 그리 비싼 것도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코츠빌의 스미스도 게스트가 도착하는 첫날 디너를 제공하고 부엌에 신선한 식료품들을 쌓아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편과 12세 쌍둥이 아들을 키우는 르네 보웬은 웨인의 4베드룸 자택을 ‘호스트 어 패밀리’ 프로그램을 통해 무료 민박으로 제공했다면서 1일 50달러의 요금을 부과한 것은 홈스테이에 수수료를 주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가톨릭 신자인 보웬은 신앙심 있는 게스트를 원한다면서 자신의 쌍둥이 아들들에게 새로운 문화를 소개해줄 외국에서 오는 손님이면 더욱 좋겠다고 말했다.
수천수만 달러 임대료를 부르는 사람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보웬은 “비싼 값만큼 정말 굉장하게 근사한 시설을 갖추었다면 그럴 수도 있겠지요”라고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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