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동진압 장비를 갖춘 경찰이 29일 밤 이틀째 실시되는 통행금지를 집행하기 위해 볼티모어 도심에서 줄을 서서 대기하고 있다.
경찰에 체포된 후 숨져 미국 볼티모어 폭동을 촉발한 흑인 용의자 프레디 그레이(25)의 사망원인에 대한 볼티모어 경찰의 조사결과가 30일 메릴랜드주 검찰로 넘겨졌다.
그러나 당초 예상과 달리 경찰이 이날 조사결과를 공개하지 않은 데다 그레이가 압송과정에서 고의로 자해를 시도했다는 다른 죄수의 진술을 경찰이 확보했다는 보도가 나와 사태의 향방은 매우 불투명해졌다.
앤서니 배츠 볼티모어시 경찰국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그레이 체포에 관여한 6명의 경찰을 상대로 형사 30명이 조사에 매달렸지만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다면서 현재까지의 결과를 주 검찰로 넘겼다고 밝혔다.
결과는 공개하지 않았다. 검찰은 이 조사결과를 토대로 해당 경관들의 기소여부를 결정한다.
미 언론들은 볼티모어 시위자들이 경찰의 가혹행위가 의심되는 그레이의 사망원인에 대한 조사결과를 낱낱이 공개할 것을 요구해온 만큼 경찰의 이러한 결정이 소강상태로 접어든 이번 사태에 다시 불을 지피는 요인이 될 가능성을 제기했다.
앞서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그레이와 같은 경찰 호송차량에 탔던 다른 죄수가 “(그레이가) 차벽에 (스스로를) 부딪치는 소리를 들었다"고 진술한 내용이 담긴 압수수색 영장을 인용, 보도했다. 영장에 첨부된 진술서에서 이 죄수는 “그레이가 고의로 자해를 시도하려 했다고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압송 도중 그레이가 “차 안에서 계속 싸울 듯이 저항했다"는 내용도 영장에 포함돼 있다고 WP는 보도했다. 당시 호송차량에는 금속 칸막이가 있어 그가 그레이를 제대로 보지는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2일 체포된 그레이는 체포현장에서 경찰서로 이동하는 사이차 안에서 의식을 잃었고, 척수 손상으로 수술을 받았으나 일주일 뒤 숨졌다.
체포과정에서 두 명의 경관이 그레이의 등을 무릎으로 누르며 제압한 뒤 축 처진 그레이를 경찰차로 끌고 가는 장면을 찍은 동영상이 공개돼 경찰의 과잉행동 논란이 일었다.
한편 유족 변호인인 제이슨 다운스는 WP와의 인터뷰에서 “유족들은 다른 죄수의 진술에 대해 전혀 듣지못했다"며 “우리는 그레이가 스스로 척수를 손상했을 것이라는 어떤 추측에도 동의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다운스는 “지금까지 확인한 경찰 보고서의 정확성에 의문을 갖고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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