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팔 대지진 현장, 11년만에 두 번째 행운도
지난 25일 7.8도의 강진으로 무너진 네팔의 잔해더미에서 30일 10대 청소년과 40대 여성이 연이어 구조됐다.
네팔 대지진 발생 5일 만인 이날 네팔 구조팀은 미국 국제개발처(USAID) 재난대응팀과 함께 수색작업을 하던 중 무너진 7층 건물 잔해 아래서 펨바 타망(15)을 발견해 끌어냈다. USAID 재난대응팀은 타망이 붕괴된 건물의 2개 층 사이에 갇혀 있었으며 그리 깊지않은 지점에서 발견됐다고 전했다. 구조팀은 잔해 틈 사이로 타망이 갇힌 곳으로 팀원을 들여보내 물을 건네줬으며 위에 덮인 인 콘크리트 판을 잭으로 들어 올리고 구조작업을 진행했다.
잔해 속으로 기어들어간 경찰관 라크샴 바스넷은 “처음 내가 접근하자 타망은 고맙다며 자신의 이름과 주소를 말하는 등 놀라울 정도로 반응을 보였다"며 “눈에 띄는 상처는 없었고 구조작업 내내 물을 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타망이 어떻게 버틸 수 있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굳은 믿음으로 버텼다"고 답했다.
타망의 구조소식이 전해진 몇 시간 뒤 42세 여성 크리시나 카드카가 네팔 군경합동 구조대에 의해 붕괴된 건물 속에서 구조됐다. 락스미프라사드 다칼 내무부 대변인은 “구조된 여성은 상처를 입었지만 생명에는 이상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25일 지진 발생 당시 무너진 집의 잔해더미에 갇혔다가 22시간만에 극적으로 목숨을 건진 생후 4개월된 아기의 구조 당시 사진도 공개됐다.
CNN과 카트만두 투데이 등에 따르면 생후 4개월 된 아기 소닛 아왈은 카트만두 동쪽 바크타푸르의 집에 있다가 건물이 붕괴되면서 잔해에 깔려 갇히고 말았다. 군 당국은 아빠 시암 아왈의 신고를 받고 긴급수색에 나섰지만 아기를 찾지 못한 채 철수했다.
시암이 아들이 살아 있다는 희망을 거의 포기했을 즈음 잔해 속에서 희미한 아기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이튿날 아침 군인들이 다시 출동해 커다란 돌덩이와 기둥, 벽돌을 들어 올리고 흙먼지를 파헤친 뒤 아기를 구조해냈다.
소닛은 구조 직후 곧바로 바크타푸르 병원으로 옮겨져 검사를 받은 결과, 놀랍게도 부상을 입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그런가 하면 영국 여성 조 나쉬(30)는 지난 2004년 동남아시아를 강타한 쓰나미에 이어 이번 네팔 대지진에서도 살아남았다.
두 차례나 죽음의 고비를 넘긴 나쉬는 “내가 불행하다는 생각은 안든다. 믿기 어려울 정도로 축복을 받아 살아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달 초 네팔에 들어가 카트만두에서 약 60km 떨어진 바크타푸르에서 보건 자원봉사를 해온 그녀는 지난 25일 대지진이 발생했을 때 바크타푸르의 한 버스에 타고 있었다.
그녀는 “버스가 심하게 흔들리자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고 공포에 빠졌다"면서 “버스에서 내린 후에야 도로가 흔들리는 걸 알았다"면서 “건물들이 흔들렸고 먼지 구름이 솟아오르고 모두가 공포에 질려 가족들끼리 꼭 껴안고 있었다"고 공포의 순간을 회고했다.
2004년 쓰나미가 동남아시아 일대를 덮쳐 20만명의 사상자를 냈을때 그녀는 태국 해변에서 쓰나미와 마주쳤지만 안전한 곳으로 기어올라 간신히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그녀는 두 사건이 “삶의 기본적인 것들에 감사하다는 것을 깨우쳐줬다"고 말했다.
<김영경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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