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디나 모친 흉기살해’30대 한인
▶ 니콜라스 김씨, 존속살인 혐의 수감
참전 후유증을 앓던 30대 한인 남성이 어머니를 살해한 비극적 사건이 발생한 가디나의 아파트 모습. 숨진 김소현씨(작은사진). <박상혁 기자>
전쟁터에 나가 미국을 위해 싸웠던 한인 참전용사가 파병에서 돌아온 후 극심한 외상후 스트레스장애(PTSD)에 시달리다가 함께 살던 어머니를 살해하는 비극적 사건이 발생,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21일 가디나 경찰국에 따르면 한인 참전 베테런인 니콜라스 김(30)씨가 지난 19일 자신이 거주하던 가디나의 아파트에서 어머니 김소현(56)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체포됐다.
가디나 경찰국은 사건 당일 오전 8시30분께 한 여성이 자신의 아들이 아파트에 침입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으나 현장에 도착했을 때 신고한 여성은 이미 숨져 있었고 당시 막 아파트를 떠나려던 니콜라스 김씨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 아파트 안에서 흉기에 수차례 찔린 채 쓰러져 있는 김소현씨를 발견했고, 용의자가 숨진 김씨의 아들이라는 것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아들 김씨는 존속살해 혐의로 보석금 100만달러가 책정된 채 수감됐다.
숨진 김씨의 지인들에 따르면 김씨는 이혼한 남편과의 사이에 아들 둘을 두고 있었으며 이번에 체포된 아들 니콜라스 김씨는 이라크·아프칸 전쟁에 참전했던 베테런으로, 지난 2년여 동안 전쟁 후유증인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에 시달려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인들에 따르면 숨진 김씨는 경기여고를 나와 서울대 음대에서 피아노를 전공한 엘리트로, 전 남편과 박사학위 취득을 위해 미국에 와 아들 둘을 낳은 뒤 정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숨진 김씨와 경기여고 합창단 활동을 함께 했다는 한 지인은 “김씨는 2년 전부터 아들이 전쟁 트라우마로 극심한 정신장애를 보이자 미 보훈병원에 입원시키려고 백방으로 노력했다”며 “하지만 정부는 보훈병원에 자리가 없다며 1년6개월 이상 김씨에게 기다리라고 했다.
김씨가 아들의 치료를 위해 병상 자리가 나기만 기다렸는데 이런 일이 발생해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한 지인은 “김씨가 전장에서 돌아온 니콜라스를 극진히 간호하며 늘 마음을 졸였다. 동문회 활동을 하면서도 아들이 수차례 정신장애 응급상황을 일으켜 자주 집에 가야 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지인은 “김씨를 아는 동문들은 하나 같이 무슨 일이 일어나지 않을까 마음을 졸였다. 그가 많이 힘들다는 말을 자주 했는데 정부가 고통에 시달리는 참전 베테런을 방치해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이라고 성토했다.
숨진 김씨가 살던 아파트 관계자는 “김씨는 2베드룸 아파트에서 1년10개월 동안 거주했지만 단 한 번도 렌트를 밀린 적 없는 등 모범적이고 조용한 테넌트였다. 처음에 아파트 계약할 당시 아들 니콜라스와 함께 계약해 1년간 살았지만 최근에는 니콜라스가 잘 보이지 않았다”며 “니콜라스를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 보면 인사하는데 친절하고 착한 청년이었는데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한편 고 김소현씨 장례식은 김씨가 다니던 성프란시스코 성당 주도로 치러질 예정이다.
<김형재·박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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