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BC ‘밀입국 조직 활개…난민들 목숨을 밀입국 사업자에 맡겨’
지중해 난민 참사가 잇따르면서 이들을 밀입국시키는 검은 범죄조직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과거 2년간 밀입국 사업자들과 유럽 곳곳을 함께 돌아다닌후 ‘밀입국자의 고백’이라는 전자책을 쓴 지암파올로 무세미는 21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에 지중해 밀입국 거래 규모를 3억 유로(약 3천400억원)에서 6억 유로(약 7천억원)로 추정했다.
무세미는 15년 동안 이 일을 해오면서 리비아에 거대한 밀입국 조직을 이끄는 한 이집트인의 말을 전했다.
이 이집트인은 "내 사업이 나의 명성에 달렸기 때문에 나는 나의 고객들이 죽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면서 "일을 처음 시작할 땐 사람들을 찾아 나섰지만 지금은 안전하다는 내 명성을 듣고 사람들이 찾아온다"고 자랑했다.
무세미는 "리비아에는 너무 많은 고객들이 있는 탓에 그들은 자신의 목숨을 밀입국 사업자들에게 맡기는 것 이외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올 들어서만 이미 3만5천명이 지중해를 넘어 유럽 대륙에 발을 디뎠다.
BBC는 밀입국 조직이 활개를 치는 데에는 아프리카 이민자 출신들의 역할도 한몫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1980년대 이래 리비아는 아프리카인들의 이민 선호지였다. 먼저 이민 온 아프리카인들이 지금 밀입국 조직들과 아프리카인들을 이어주는 역할을 한다는 게 유럽연합(EU) 국경관리기관 프론텍스의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밀입국 시도자들은 일단 리비아에 들어오면 돈과 여권을 밀입국 사업자들에게 넘겨줄 수밖에 없어 자신의 운명을 그들의 처분에 맡기는 처지에 빠진다.
잠비아에서 온 알리는 "(밀입국 사업자인) 리비아인이 내게 거짓말을 했다"면서 "큰 배를 갖고 있다고 말해 1천 디나르(약 80만원)를 줬는데 배에 도착하니까 총을 들고 배에 오르지 않으면 쏘겠다고 위협했다"고 말했다.
내전으로 중앙정부 통제가 사실상 마비된 리비아의 상황도 밀입국을 키우고 있는 요인 가운데 하나다.
트리폴리 해양경찰은 밀입국 선박들을 통제하지 못하고 있음을 인정했다.
아울러 이탈리아 일간 라 레풀리카가 보도한 밀입국 사업자들 간 통화 내용은 밀입국 실상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
이 사업자는 "나는 항상 배에 사람들이 많이 타는 것을 내버려둔다"면서 "가능한 한 빨리 떠나려는 사람들은 그들"이라고 말했다.
무세미는 밀입국 사업자들은 해적이나 어부가 아니라 "유럽에 어떻게 들어갈지를 계속 탐구하고, 유럽의 법률을 공부하며, 프론텍스가 어떤 일을 하는지 연구하는 영리한 사업가"라고 강조했다.
이탈리아에 수감된 한 밀입국 사업자는 "정부가 길을 봉쇄하면 경로는 더 길어지고 위험해지기 때문에 비용은 더 올라갈 것"이라며 "밀입국자를 막을 수 없고, 밀입국 사업도 막을 수 없다"고 말했다고 그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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