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인 혈액암 연 70여명 등록자는 12만 그쳐
▶ 일치확률 낮아 애태워
9일 아시안골수기증협회의 문정현(왼쪽부터) 코디네이터와 한인 환자 리사 이씨의 언니 켈리씨가 한인들의 적극적인 골수기증 등록을 호소하고 있다. <박상혁 기자>
“성덕 바우만의 기적을 한인사회가 다시 한 번 이뤄주세요”혈액암의 일종인 재생불량성 빈혈이나 백혈병 환자들에게는 흔히 골수로 불리는 ‘조혈모세포’를 이식받는 것이 ‘생명의 선물’이다.
스스로 혈액세포를 생성하지 못하거나 골수 형성이 안 돼 유전자가 일치하는 타인의 골수를 이식받지 못할 경우 결국 생명이 위험해지기 때문이다.
현재 오랜 투병생활 속에 시급하게 이같은 골수이식이 필요한 한인 환자들은 남가주에서만 4명. 특히 골수는 같은 민족일수록 일치 확률이 높기 때문에 미국 내 한인 환자들에게 한인 골수 기증자들은 ‘생명줄’과 다름없다.
아시안 골수기증협회(A3M)는 이같은 상황에 처한 한인들을 돕기 위한 한인 대상 골수기증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전개하고 나섰다.
A3M에 따르면 골수이식이 시급한 한인 환자들이 미국 내에 연간 70여명씩 발생하고 있다. 특히 이들 환자는 10~20대를 건강하게 보내다가 갑작스레 발병하는 경우도 많아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들이 미국에서 조혈모세포 기증자를 찾고 싶어도 인종별 데이터베이스(DB)가 한정돼 새 생명 ‘기회’ 자체를 얻기 힘든 것으로 나타났다.
조혈모세포 기증 등록자는 미국 내 1,200만명임에도 아시아계 조혈모세포 기증 등록률은 7%가량에 그친다. 특히 한인 조혈모세포 기증 등록률은 전체의 1%(약 12만명) 미만이다.
현재 한인 환자들 중 촌각을 다투는 이들은 4명이다. 리사 이(37)씨는 ‘골수형성이상증후군’(MDS) 판정을 받은 뒤 15년째 정기 수혈을 받는 방법으로 생명을 연장하고 있다. 리씨의 병을 낫게 하기 위해서는 조혈모세포 이식이 유일한 방법이지만 수년 동안 일치하는 기증자를 찾지 못했다.
지난해 풀러튼 서니힐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칼폴리 샌루이스 오디스포 진학 예정이던 일라이자 김(18)군은 재생불량성 빈혈(AA) 판정을 받은 경우다. 한국 여행 도중 피곤함을 느껴 병원을 찾았던 그는 백혈병을 얻은 뒤 매일 20알이 넘는 약을 먹으며 병마와 싸우고 있다.
UC어바인 재학생 김세현(19)군도 재생불량성 빈혈 판정 후 김군과 똑같은 투병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김군의 가족은 그가 매주 두 차례 수혈을 받지 않으면 생명을 유지할 수 없다며 조혈모세포 기증자를 애타게 찾고 있다. 이밖에 코너 림(9)군도 선천성 면역결핍증 판정을 받아 주변을 안타깝게 만들었다.
한편 한인사회는 지난 1996년 공군사관학교 생도인 한인 입양아 성덕 바우만이 백혈병으로 투병하던 이야기가 알려지면서 조혈모세포 기증 운동에 적극 동참한 바 있다. 성덕 바우만은 당시 한국에서 골수 일치자가 나타나 조혈모세포 이식을 받고 2002년 미국에서 결혼식도 올렸다.
<김형재·박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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