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한인 김모씨는 자동차 보험가입 때 운전면허를 딴 고등학생 아들을 추가 운전자로 등록하지 않았다가 낭패를 봤다. 김씨는 아들의 재촉에 못 이겨 종종 차를 빌려줬고 아들이 그만 교통사고를 일으켰다.

김씨는 “보험청구 당시 아들이 내 허락을 받고 차를 끌고 나갔기에 보험사가 당연히 배상을 하는 줄로 알았다”며 “하지만 보험사는 직계가족의 경우 추가 운전자로 등록을 해놓아야만 배상이 가능하다고 통보해 큰돈을 물었다”고 토로했다.

LA 한인타운에 거주하던 직장인 정모씨는 최근 자동차보험 대인배상 한도를 교통사고 때 30만달러까지 올렸다. 정씨는 “지인이 추돌사고를 냈는데 상대 운전자와 동승자가 부상을 당했다”며 “지인은 캘리포니아 교통국이 요구하는 최소 배상한도만 가입해 결국 주택차압까지 걸렸다. 배상한도를 높여도 매달 보험료는 큰 차이 안 난다는 사실도 최근에야 알았다”고 전했다.

한인 보험업계에 따르면 운전자들은 자동차 보험 가입 때 ‘추가 운전자 등록과 손해배상 한도’를 가장 소홀히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보험 관계자들은 각 가정이 소유한 자동차를 가족끼리 번갈아가며 운전할 때는 각자 추가 운전자로 등록해야 차후 배상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유니보험 이진혁 에이전트는 “자동차 소유주가 보험에 가입하고 타인에게 차량을 잠시 빌려줬다가 사고가 날 경우 대인(bodily injury)·대물배상(property damage)은 모두 가능하다”고 전한 뒤 “하지만 차량 1대를 가족끼리 운전할 경우에는 반드시 부인과 직계가족을 추가운전자로 가입해야 한다.

자동차 보험료 부담을 이유로 배상한도를 낮게 책정할 경우 큰 위험도 감수해야 한다. 보험 관계자들은 LA 등 대도시는 교통사고가 자주 일어나고 비싼 차량도 많아 배상한도를 낮게 책정하면 자칫 급여 차압, 주택 차압 등 더 큰 손해를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월셔 J 박 보험 박상준 대표는 “한인 운전자 중 50~60%가 자동차 보험 가입 때 가주 교통국이 요구하는 최소 배상한도인 대인배상 1만5,000~3만달러, 대물배상 5,000달러만 가입한다”며 “운전자들은 보험 배상한도 책정 때 교통사고 때 자신을 보호한다고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배상한도를 높이면 보험료가 다소 부담될지언정 교통사고 직후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대인·대물배상 보험료를 한 달 10~20달러씩 더 납부하면 배상한도는 최고 20~30배까지 가능하다”며 “소득이 낮은 이들은 주 정부가 제공하는 저소득층 지원 자동차 보험혜택을 이용하는 것도 지혜”라고 덧붙였다.

한편 캘리포니아 보험국은 ‘저비용 자동차 프로그램’(CLCA)을 통해 저소득층 운전자들에게 자동차 책임보험을 제공하도록 했다. 가입 자격은 19세 이상으로 연 소득이 연방 빈곤선(FPL) 250% 미만이면 신청 가능하다. www.mylowcostauto.com, (866)602-8861


<김형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