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미 전역에서 최고부자인 동네에서 한 해 동안 수십 명의 홈리스들이 추위에 떨다가 동사하는 참사가 발생해 우리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이번 겨울에 들어서 벌써 7명의 홈리스가 추위로 목숨을 잃었다는 소식도 전해져 안타까움을 더욱 진하게 만든다.
이는 먼 동네의 일이 아니라 바로 우리가 살고 있는 북가주지역 한 도시에서 벌어진 일이다.
아니 좀 더 정확히 얘기해서 2년 연속 전국에서 최고 부자도시로 선정된 산호세 시에서 발생한 것이니 일반적인 상식적으로는 이해하기 힘들다. IT산업의 메카인 SV의 중심지로도 알려진 산호세 시는 IT산업의 인프라 구축으로 인해 여타지역에서 부러워하는 최고의 직장들이 즐비하고 이런 직장들을 바탕으로 평균소득 또한 엄청나게 높다. 이러다 보니 산호세 시를 비롯한 SV지역의 주택가격과 임대료는 천정부지로 올라 미 전역에서 뉴욕 등 몇몇 도시를 제외하고는 최고 가격을 보여주고 있다.(산호세는 지난 1년간 임대료가 9.2% 상승) 이를 역설적으로 얘기한다면 만약 챙겨둔 돈이나 직장이 없을 경우 자칫 밤이슬 피할 곳도 마땅치 않다는 슬픈 현실을 담보하는 것이다. 어찌 보면 이것이 바로 산호세를 비롯한 SV지역의 모순이자 자화상이다. SV의 고임금 IT종사자들이 늘어나면서 이 지역뿐만 아니라 1시간 거리에 있는 샌프란시스코와 주변 도시의 주택가격 및 임대료 역시 급등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SF 지역 주민들은 샌프란시스코에서 출발하는 구글과 애플의 통근버스를 가로막고 공격(이들로 인해 임대료가 올랐다고 생각하며 해결책을 요구)하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이 같은 모습은 빈부의 격차가 점점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반증이다.
이런 빈부의 격차는 결국 아까운 수십 명의 생명이 추위에 떨다가 목숨을 잃고 마는, 차마 SV지역의 중심도시에서 발생했다고 얘기하기 부끄러운 이야기를 만들어 내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생명을 지켜주기 위한 노력도 없는 것은 아니다. 산호세 시와 산타클라라 카운티 차원에서도 자구책 마련을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는 않고 있다. 이에 더해서 고등학생들로 구성된 IAY(회장 에리카 허. 국제청소년연합)에서도 본보와 함께 추위를 덜고 이 겨울을 잘 견뎌낼 수 있도록 슬리핑 백 나눠주기 행사를 펼치고 있다.
단돈 20달러에 한 명의 목숨을 추위로부터 구할 수 있다고 하니 갑오년 새해 벽두에 앞만 보지 말고 옆과 뒤도 돌아볼 수 있는 우리의 따뜻함이 홈리스들에게 전해질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이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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