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역방송 아시아나기 참사 조롱
▶ 한인사회 분개...한국정부도 문제 제기
KTVU방송이 아시아나 사고 항공기 조종사들의 엉터리 이름을 보도하고 있다. <연합>
아시아나 항공의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 사고와 관련 미 언론의 편파적인 보도에 한인사회가 반발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의 한 지역방송사가 아시아나 사고 여객기의 한국인 조종사 4명의 이름을 엉터리로 소개해 인종차별 논란마저 일고 있다. 특히 연방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가 이들 이름을 확인해줬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최근 NTSB의 과도한 ‘언론 플레이’ 문제와 맞물려 한인단체들이 잇달아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는 등 파문이 커지는 양상이다.
■발단=샌프란시스코 지역방송사 KTVU는 12일 아시아나 항공기 사고와 관련한 내용을 보도하며 조종사들의 이름을 공개했다. 하지만 화면에 등장한 이름은 사고 당시 상황을 빗대 만들어낸 가짜 이름이었다.
문제가 된 이름들은 ‘캡틴 섬팅왕(Sum Ting Wong), 위투로(Wi Tu Lo), 호리푹(Ho Lee Fuk), 뱅딩오(Bang Ding Ow)’로, 이는 누가 봐도 ‘뭔가 잘못됐어요, 기장(Captain, Something Wrong), 고도가 너무 낮아(We too low), 이런 젠장할(Holy F**k), 충돌 상황과 비명을 가리키는 의성어(Bang Ding Ow)’의 조합이었다. 하지만 진행자인 토리 캠벨은 조종사들의 이름을 진지한 자세로 또박또박 읽었고,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가 확인해준 사실이라고까지 덧붙였다.
이후 실수를 깨달은 KTVU와 NTSB는 곧바로 사과 성명을 발표하며 진화에 나섰지만 이 같은 일이 일어나게 된 경위와 최종적인 책임소재를 밝히지 않아 비난 분위기는 가시지 않고 있다. KTVU는 “부정확한 이름을 보도한 데 대해 사과한다. NTSB 관계자의 확인을 받았지만 이름이 정확하지 않았다”며 다소 부실한 해명을 한 상태다. NTSB 역시 “부정확하고 모욕적 이름을 확인해준 것은 자신의 권한 범위를 벗어난 여름(summer) 인턴의 실수였다”며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신중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한인사회 분노=한인사회는 최근 언론들이 사고 원인을 조종사들의 원인으로만 몰아가려는 편파보도와 맥을 같이 한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뉴욕한인회(회장 민승기)는 14일 긴급 성명서를 발표하고 “편파적이고 인종 차별적인 보도를 한 언론들은 이해할 만한 진상규명과 그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특히 NTSB에는 “언론을 통해 발표한 후속 조치 계획을 조속히 구체적으로 알려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뉴욕한인학부모협회 최윤희 회장 역시 이날 본보와의 통화에서 “무조건 조종사들의 잘못으로 몰아가는 NTSB의 행태에도 모자라 이젠 언론까지 말도 안 되는 실수를 저질렀다”며 “오는 16일 학부모협회 차원의 기자회견을 열어 이 문제를 반드시 짚고 넘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시민참여센터(KACE) 김동찬 대표는 “(NTSB가) 처음부터 기체나 공항, 관제 등 미국쪽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하는 등 차별적인 시각을 드러냈다”며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한국측 문제 제기, 아시아나 법적 대응 검토=아시아나 항공은 이번 논란을 빚은 NTSB와 KTVU에 대한 법적 대응 검토에 들어갔다. 아시아나 항공 관계자는 “아직 KTVU나 NTSB로부터 공식적인 사과를 못했다”며 “조종사는 물론 회사의 명예가 심각하게 훼손돼 법적 대응 여부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 국토교통부 역시 NTSB의 지나친 정보 공개를 반발하는 내용의 서한을 NTSB 데버러 허스먼 위원장에게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국토교통부는 이번 서한에서 “사고조사 관련 정보를 충실하고 정기적으로 제공해달라”면서 “사고조사 정보는 국제 기준에 따라 객관적으로 공정하게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함지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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