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사다난했던 신묘년을 뒤로 하고 계사년의 햇살이 뜨겁게 떠오른지도 어언 열흘의 시간이 지났다.
지난 연말 한국에서 만난 지인이 지난해의 사자성어인 거세게탁(擧世皆濁)을 거론하며 "어쩌면 그렇게 선견지명을 가질 수 있었을까"라며 놀라워 한적이 있다.
거세개탁은 초나라의 충신 굴원이 지은 어부사(漁父辭)에 실린 고사성어로서 온 세상이 혼탁한 가운데서는 홀로 맑게 깨어있기가 쉽지 않으며 깨어있다고 해도 세상과 화합하기 힘들다는 의미로 쓴 것이다. 다시 말해 지위의 높고 낮음을 막론하고 모든 사람이 다 바르지 못하다는 것이다.
이에 거세게탁을 잠시 북가주 한인커뮤니티 상황에 맞추어봤다. 특히 북가주지역에 위치한 4곳의 한인회 상황과 비교해봤다. 샌프란시스코, 실리콘밸리, 새크라멘토, 몬트레이 등 모든 지역에서 한인회장 선거가 행해졌으며 이 과정에서 혹은 지금도 많은 잡음이 들리고 있기에 어쩌면 거세게탁이라는 사자성어가 딱 들어맞는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이다.
어느 한 곳이라도 아무 문제없이 순탄한 모습으로 한인회장이 선출된 곳이 없었다. 이는 북가주에 거주하는 한인들로 하여금 한인회에 참여하거나 도와주기를 망설이게 만드는 것이다.
하지만 지난해의 묵은 찌꺼기들은 가능한 빨리 털어버리는 것이 좋을 듯하다. 올해의 사자성어로 ‘묵은 것을 제거하고 새로운 것을 펼쳐낸다’는 ‘제구포신(除舊布新)’이 선정된 것도 아마 그런 의미일 것이다.
물론 해가 바뀐다고 낡고 병든 것이 자동적으로 새롭게 되거나 낳을 수는 없지만 그래도 신년초의 다짐을 통해 새로운 모습으로 거듭날 수 있어야 한다.
각각의 한인회는 지역 한인들을 위한 여러 가지 활동계획을 밝혔다.
구구절절 좋은 말이고 차질 없이 계획대로 된다면 북가주에 살고 있는 한인들은 각 한인회의 노고에 감사를 표해야 할 것이다. 아니 계획대로 된다면이 아니라 계획대로 될 수 있도록 한인들이 힘을 합쳐서 도와주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먼저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전의 일부 사례들로 비춰봤을 때 한인회가 밝힌 각종 활동계획들이 자칫 용두사미로 끝날 수 있음을 염려하지 않을 수 없다.
한인회란 것이 일개 개인의 활동계획을 밝히는 곳이 아니기에 각 지역의 한인회 관계자들은 말의 성찬이 아닌 진정 해낼 수 있는 실천이 먼저라는 것을 깊이 숙지하고 이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과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이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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