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학 말고 기술 배울 걸 후회돼”
▶ 가주 대졸자 26만명 식당, 상점서 일해
“새해는 밝았는데 취업 시장은 어둡네요.”
2년 전 대학을 졸업한 제임스 김(26)씨는 “올해도 직장잡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난 한 해 동안 각 회사에 100장이 넘는 이력서를 보냈지만 인터뷰만 서너 번 봤을 뿐 꽁꽁 얼어붙은 취업시장은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며 긴 한숨을 쉬었다.
김씨와 같이 취업이 여의치 않자 식당이나 상점에서 일하는 대졸자들도 늘고 있는 추세이다.
작년 9월부터 식당에서 일하고 있는 켈리 이(24)씨는 “직장이 잡힐 때까지 시간만 축낼 수 없어서 웨이추레스로 나서게 됐다”며 “직업에 귀천이 있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식당일 하려고 대학 나온 건 아닌데 하는 생각에 눈물이 핑 돌 때도 있다”고 답답한 심정을 전했다.
센서스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에서 젊은 대졸자 약 26만명이 식당이나 상점 등에서 일하는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5년 전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이다.
센서스는 이들 직업은 일반적으로 대졸자가 아닌 사람들이었지만 몇년새 대졸자들로 빠르게 채워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사정이 이러하자 대학 졸업을 앞둔 예비 졸업생들도 빠짝 긴장하고 있다.
4학년에 재학중인 박모(23)씨는 “구인 광고를 봐도 맥도널드 등 패스트푸드점에서 일할 직원을 구한다는 내용은 많지만 대학 졸업자 수준에 맞는 직장은 한정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캘리포니아의 등록금은 계속 인상되고 학자금 융자를 받아가며 대학을 졸업하는 게 무의미해 지고 있다고 한탄했다.
박군은 “친구 중에 한명은 술집 바텐더로 일하고 있다”며 “생명공학이 전공인데 전공과 전혀 상관이 없는 분야에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학 졸업을 앞둔 아들을 둔 이모(55)씨는 “부모 입장에서도 우려가 크다”며 “자식은 미국에서 대접받게 하려고 등골 빠지기 대학 교육까지 시켰는데 상점에서 일하는 모습을 상상하면 복장이 터질 지경이다”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김판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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