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귀옥
살다 보면 사소한 말 다툼에서부터 큰 싸움에 이르기 까지 부딪히는 일이 비일비재 하다.
하지만 그 어떤 싸움도 나중에 곰곰이 생각해보면 극히 사소한 것에서 비롯되었음을 깨닫게 된다. 본디 사람들은 자기가 선택한 색 안경을 끼고 세상을 들여다 보고 판단하려는 성향이 있다.
나한테 소중하고 ,대단한 것이 다른 사람에게는 시시하거나 아무 소용없는 것이 되기도 하고 또 내가 이해 못하는 일이 다른 사람들에게는 수용이 되는 것도 그런 이유다.
하늘은 반드시 푸른 색이야 하는 내 주장에 회색하늘도 있다며 반박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한 참 지나고 나서야 “ 참, 흐리고 비 오면 그렇지….” 하고 뒤 늦게 깨닫곤 한다.
그런데 아무리 시간이 지나고 이해를 해보려고 해도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 것도 있다는 것이다.
가장 소중한 사람들이 살고 있는 집안에서도 각자 쓰고 있는 색안경 때문에 서로 목청을 돋운다.
남북 통일, 투자개발 대안 ,혹은 기업창출이익과 같은 대단한 논쟁이 아닌 소소한 잔소리에 걸리면 시시비비를 가리느라 스트레스를 나눈다.
우리 가족 들에게 나는 피곤한 스타일로 기피대상이다. 한창 아이들 학교생활 뒷바라지 할 때다.
스쿨버스가 떠난 후 방문을 열면 한 쪽 눈이라도 감아야 할 정도로 방안이 마치 쓰나미가 할퀴고 간 듯 쑥대밭이다. 야단을 치기라도 하면 되레 프라버시 침해 한 것에 항의 하거나 “ 잘 정돈해 놓으면 뭘 해요 자러 들어가 면 다시 헝클어질 텐데 …” 늘 이런 식의 항변이다.
화장실이나 소파주변에 돌돌 말린 채로 방치된 양말에서부터 중간에서 푹 찌그러진 치약이 뚜껑 열린 그대로 싱크대 위에 방치 된 것과 걸린 것 보다 바닥에 떨어져 있는 것이 더 많은 것은 아직까지 개선되지 않은 불치병이다.
비단 아이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대 놓고 야단을 칠 수 없는 어른은 더 심각하다.
딱 한 젓가락만 집으면 빈 그릇이 될 만큼 양을 남겨놓는 것도 그렇고 남긴 반찬 그릇을 덮는다거나 뚜껑을 씌우는 개념이 없는 것에 두 손을 들고 만다.
고칠 것이나 필요해서 사온 물건도 뜯고 난 빈 포장지와 사용했던 연장은 치울 때까지 널브러져 있다.
몇 날 이 지나가도 눈에 거슬린다며 불평하는 사람은 없으니 결국 견디지 못한 내가 또 치우게 된다. 그러다 보니 자연히 물건이 안 보이거나 없어지면 내 책임인양 모두 나를 쳐다본다.
왜 무조건 버리느냐? 그렇게 중요한 것이면 잘 두지 왜 그대로 두었냐 하고 서로에게 책임을 묻고 명분을 앞세우는 것이 우리 집 싸움 단골 테마다.
마치 눈 하나 달린 사람들 모여 있는 곳에 두 눈이 달린 사람이 손가락질 받은 격이다.
한 바탕 전쟁을 치르고 나면 다시는 치우지 않겠다는 내 다짐도 삼 일을 버티지 못하고 다시 치우는 나를 보게 된다.
근간에 들어 양말과 내의 정도는 남편이 직접 챙기도록 했다가 오히려 일거리만 더 추가 되고 말았다. 서랍에든 양말이나 옷을 꺼 집어 내고 난 후 열었던 서랍을 닫지를 않는다는 것이다.
열려있는 서랍을 닫으려고 하면 서랍 전체를 다시 정돈해야 할 정도로 아래 위가 몽땅 뒤 집어 져 있다.
떨어뜨렸으면 집어야 하고 갖다 썼으면 제자리에 도로 갖다 놓아야 하는 것이 상식 이라면 열어놓고는 닫지 않는 것은 배려하지 않은 습관 때문이다.
흘리는 사람 따로, 줍는 사람 따로 , 여는 사람 닫는 사람 각기 따로, 이런 모순이 아직까지 가정이라는 우리 집 울타리에서 양존하고 있다는 사실에 불만을 품는 사람도 나 뿐이다.
수시로 “왜 그러지?” “왜 못하지?” 대놓고 항의하고 물어도 대답해주는 사람은 하나도 없다.
세상에 잔소리 듣기 좋아하는 사람이 없는 것처럼 제발 잔소리 안 하고 살았으면 하는 것도 내 소원이다.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 열어 놓고는 왜 닫지를 못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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